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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모두 3%대로...가계대출은 1년 5개월만에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4 09:50

디레버리징 약화...금융안정 리스크↑·거시경제 안정성 저해 우려

시중은행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나유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3%대로 하락했다. 낮아진 금리에 부동산 거래까지 회복되면서 가계대출은 1년 5개월 만에 전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디레버리징(부채 상환·축소) 약화가 금융 및 경제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이달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3.910~6.987%였다.

5월 12일 연 4.090~6.821%와 비교해 하단 금리가 0.180%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3.560%에서 3.440%로 0.120%포인트 낮아진데다 각 은행들이 상생금융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는 늘렸기 때문이다.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 2년 만기) 금리는 3.800~6.669%,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은행채 5년물 기준 연 3.920~6.044%로 하단이 모두 3%대로 하락했다.

수개월 전부터 국내외 긴축 종료 등에 대한 기대로 시장(채권)금리가 낮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먼저 3%대로 하락했다. 시장금리, 예금 금리가 하락한 것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에 반영됨에 따라 변동금리,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근 3%대에 진입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 고정(혼합형)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3%대로 떨어진 것은 2022년 2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3%대에 진입하면서 그간 높은 금리 때문에 뒷걸음치던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5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6122억원으로 4월(677조4691억원) 대비 1400억원 넘게 늘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3649억원)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전월 대비 6935억원 증가했다. 주담대는 부동산 경기 회복에 힘입어 2023년 2월부터 4월까지 감소하다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2020년 8월 이후 약 2개월 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긴축 기조를 이어갔는데, 최근 들어 되살아나는 부동산 경기와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이미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금융안정 리스크를 키우고, 거시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가운데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 한은 공식 블로그에 올린 ‘향후 정책 운영 여건의 주요 리스크 요인’ 글에서 "금융불균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영향 등으로 2022년 이후 주택가격, 가계부채가 조정되고 있지만, 2020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누증됐던 주택가격, 가계부채 측면의 불균형이 해소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주택가격 수준은 여전히 소득 등과 괴리돼 고평가됐고,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디레버리징이 중장기적 시계에서 꾸준히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주택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단기적인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하지만 이로 인해 디레버리징 흐름이 약화될 경우 이미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높이고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향후 정책 운용에 있어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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