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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공동취재/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대체로 노 전 대통령을 고리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코인 등 최근 당 내부에서 이어지는 논란으로 인해 내부를 겨냥한 비판적 메시지도 나왔다.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인근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후 묘역을 참배했다.
지도부와 동행하거나 개별적으로 추도식에 온 민주당 의원들은 1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해찬 전 대표, 한명숙 전 총리 등 당 원로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자리했다.
이 대표는 묘역 참배를 마치고 "민주주의가 다시 퇴행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역사의 진보’가 잠시 멈추고 일시 후퇴한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큰 것도 아마 이 안타까운 현실 때문일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꿈꾼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향해서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함께 조직된 힘으로 뚜벅뚜벅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간 언론 인터뷰를 자제해 왔던 정세균 전 총리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 "노 대통령이 강조했던 원칙과 상식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후퇴한다는 우려에 그가 다시 소환되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특히 "정치는 실종되고 법을 통한 배제와 탄압이 이어진다는 국민적 우려가 크다"면서 당을 향한 검찰 수사도 겨냥했다.
그러나 비 이재명계로 꼽히는 박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겸손과 무한책임이라는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며 "당을 둘러싼 위기 앞에 겸허했는지 철저히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쇄신이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돈 봉투·김남국 리스크’ 등 친명계 중심 의혹에 당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지지층을 향해 고강도 쇄신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경우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고리로 노 전 대통령에 쏠린 관심을 분산했다. 같은 날 보수와 진보 두 전직 대통령 관련 일정을 잇달아 소화해 ‘통합 행보’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경남 거제 김 전 대통령 생가를 찾고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정점식 의원 및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020년 4·15 총선 참패 직후인 11주기부터 해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왔다.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과 관련,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를 이제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바로 직전 대통령으로부터 엄청난 박해를 받았던 피해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생각과 철학이 다르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전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김 전 대통령 개혁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 당 뿌리를 이뤄온 김영삼 전 대통령의 뜻을 다시 한번 새겨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잘 승계해서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어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선 "하나회를 척결하고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공직자 재산 등록과 같은 과감한 개혁들을 앞장서서 실천해서 오늘의 자유로운 대한민국,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데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