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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 빚 13.7조원 줄어...사상 최초 대출·판매신용 동반 감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3 13:50

주택담보대출 역대 최대치...기타대출 6분기 연속 감소
"가계신용, 완만한 부채 축소 과정...2분기 가계대출 축소세 둔화될 듯"

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1분기 가계 신용(빚)이 전분기보다 14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함께 줄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7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신용은 일반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인 가계 빚을 의미한다. 가계신용은 작년 4분기 3조6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1분기 감소 폭은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폭이다.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1분기 1862조9000억원보다도 9조원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신용이 감소한 것도 통계 편제 이후 처음이다.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 대출규제 지속,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었고, 작년 연말 소비 증가 효과가 사라진데다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액까지 줄어들면서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까지 감소한 영향이 컸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함께 줄어든 것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었다.

실제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은 1분기 1739조5000억원이었다.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 말 대비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10조원 넘게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최대 감소 폭은 작년 4분기 기록한 7조원이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분기 1017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말보다 5조3000억원 늘었다. 전세자금대출 감소에도 정책모기지 취급, 주택거래 개선 등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증가 폭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기타대출은 1분기 72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조6000억원 감소했다.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 및 대출규제 지속,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 등의 영향으로 6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42조원 급감하면서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작년 4분기보다 12조1000억원 줄었다.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도 9조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11조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관련대출 증가, 정책모기지 양수, 주식 관련 대출이 확대한 영향이다.

1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은 114조4000억원이었다.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줄었는데, 이는 2020년 4분기(-2000억원) 이후 9분기 만에 감소 전환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연착륙 여부에 대해 "2020년과 2021년 분기별 가계신용이 평균 30조원 늘었고, 월평균 증가금액도 10조원을 상회했다"며 "이번 1분기 가계신용 감소 폭인 13조7000억원은 과거 증가 규모에 비해 큰 편은 아니고, 월 평균 4조5000억원 줄었기 때문에 가계신용 흐름에 있어서 완만한 부채 축소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2분기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서는 "4월 전체 가계대출이 전분기 대비 2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라며 "2분기에는 가계대출의 축소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부동산 거래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 부동산 자산시장 흐름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다만 2분기 전체적으로 흐름을 말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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