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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4주년] 미래 먹거리 반도체·이차전지 활로 찾아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6 06:00

반도체 업계, AI·전장용 반도체 '새 시장'으로 떠올라



이차전지 업계, 대중 의존도 낮추고 기술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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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세번째)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정부와 기업이 ‘미래 먹거리’ 반도체와 이차전지 활로 모색에 나섰다.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업황 불황을 타계할 신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이차전지 업계는 높은 타국 광물 의존도를 낮춰갈 계획이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을 겪고 있는 반도체 업계는 인공지능(AI)과 전장용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0년 22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였던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553억달러(약 69조원) 규모로 커지고, 오는 2026년에는 861억달러(약 10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고대역폭 프로세싱인 메모리(HBM-PIM)’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4배 높인 512GB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D램을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데이터저장 용량을 높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P)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챗GPT 등 AI용 고성능 서버 시장 규모가 커지고, 고용량 메모리를 채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버용 DDR5, HBM과 같은 고성능 D램, 176단 낸드 기반의 SSD, 멀티칩 패키지(uMCP)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자장비와 엔진 등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내연기관차 한 대에 200개 정도 반도체가 필요하다면 자율주행차에는 10배가 넘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SK㈜는 국내 최초로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생산(SK실트론)부터 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SK파워텍)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전력반도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데 이어 8인치 SiC·갈륨나이트라이드(GaN) 공정 개발을 위한 설비투자를 추진 중이다. DB하이텍도 물적분할을 통해 전력반도체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24%)보다 2배 이상 큰 수치다. 한국의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나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정부 역시 민관 협의체를 만들어 2030년까지 인공지능, 6G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25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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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 전시된 SK온 LFP 배터리.


이차전지는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제 2의 반도체’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이 2035년 6160억달러(81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높은 광물 수입 의존도와 중국 등 타국과의 경쟁 심화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한국은 코발트(72.8%), 희토류(85.7%), 리튬(87.9%), 흑연(94.0%) 등 배터리 핵심 광물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이차전지 산업은 원재료 확보가 중요한데 자원개발은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패 위험이 크고 때로는 자원보유국이 자원 안보를 이유로 반출을 제한하기도 해서 민간기업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최근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발표하며 공급망 안정화에 나섰다. 광산개발 시설·수입 자금 등에 대해 여신·보험을 지원하고 2013년 일몰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재도입해 개발 실패 시 손금 인정 범위 확대·해외 자회사 배당금 세 부담 완화를 추진한다.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IRA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받을 수 있는 누적 세액공제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3사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잡기에도 나섰다. SK온은 지난 3월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LFP 배터리의 약점인 저온에서 에너지밀도를 높였다.

정부도 이차전지기업들이 전기차용 전고체전지 세계 첫 상용화와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국내 배터리 3사는 최첨단 제품 생산과 기술·공정 혁신을 목표로 국내에 마더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3사 모두 전고체 전지 시제품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원통형 4680 전지와 코발트프리 전지 등도 국내에서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 정부는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를 추진해 전고체 전지의 안전성은 높이고 리튬메탈 전지 주행거리를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기업 중 가장 먼저 이차전지 소재 전 밸류체인 구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30만t, 니켈 22만t,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을 각각 생산해 매출액 4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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