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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중소형 기업 위주였으나 하반기에는 대어급 기업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
[에너지경제신문=김기령 기자]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달 IPO 시장에 나온 중소형 기업들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조 단위’의 대어급 기업 등판이 예고돼 있어 흥행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 중소형주 흥행 성공에 분위기 ‘업’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SK에코플랜트, LG CNS,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등의 상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상장을 예정하고 있어 시장에서도 기대가 높다. IPO시장 역시 최근 대어급 종목이 빠진 상황에서도 중소형 기업들이 선방하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사이버 보안 기업 모니터랩은 지난 10~11일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17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모니터랩은 오는 19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AI) 영상 감시 솔루션 기업인 트루엔 역시 지난 8~9일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이 1482대 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 총 5조5569억원이 들어와 올해 신규 상장기업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기가비스는 지난 9~10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167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인 3만4400~3만9700원을 크게 웃도는 4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 LG CNS·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기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4월 IPO 절차에 돌입한 이후 아직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환경 사업에 집중해왔다.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754억원, 영업이익은 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 4.1% 증가했다. 특히 환경·에너지 사업 등 신사업 매출 비중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신사업 매출 비중은 2021년 13.9%에서 지난해 27.1%, 1분기 36.7%으로 확대되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5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간스탠리 등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아직 상장 일정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만큼 시장에서는 연내 상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매출액 4조9697억원, 영업이익 38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9%, 17.3%가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다. 에코프로 자회사로 2차전지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27일 IPO의 첫 단계로 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1분기에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에코프로그룹주의 주가가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까지 연내 상장 시 그룹주의 상승세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관련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추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11일 52주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올랐지만 지난 15일 장 마감 기준 52만1000원(-36.5%)까지 떨어졌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IPO 기업 수는 28개사로 과거 1분기 상장 기업 평균 22개 대비 높은 수준이며 역대 여섯번째 수준을 기록했다"며 "기관 투자자는 IPO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고 일반 투자자들도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점차 경쟁률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