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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 복귀 6년만에 회사 체질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어 주목된다.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동시에 내실 다지기에 주력, 라이프스타일 선도 기업으로 도약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7년 5월 17일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그레이트 CJ’, ‘월드 베스트 CJ’ 같은 공격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그룹 매출을 3배 이상 늘리고, 3개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당시 CJ는 수조원대 베팅을 통해 미국 슈완스 등을 인수하며 세력을 키웠다. 그러다 코로나19 펜데믹이 닥치자 필요 없는 부동산과 사업부를 매각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이 회장이 발 빠른 태세 전환으로 회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복합위기’ 속 다수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낸 것도 이 같은 체질개선 작업의 결과로 지목된다. CJ대한통운은 그룹 통합 10년만에 매출 3배, 영업이익 6배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990억원으로 전년 동기(757억원) 대비 3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CJ CGV는 매출(3936억원)을 76.3% 늘리고 영업손실액(141억원)을 408억원 줄였다. CJ프레시웨이 영업이익(127억원)도 19.3% 뛰었다. CJ제일제당, ENM 등의 부진을 이들이 만회한 셈이다.
이 회장은 CJ그룹을 ‘라이프스타일 선도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6년까지 콘텐츠, 식품, 플랫폼 등에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회장이 생각하는 그룹의 중기비전은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등이다.
특히 ‘제2의 기생충’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CJ그룹은 콘텐츠와 K-푸드 등에 12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물류·커머스 등 인프라 확대에는 7조원을 쓴다. 바닷물에서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등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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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본사 전경 |
CJ그룹은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 4.5일제 근무와 우수성과에 대한 파격보상, 제주도 거점오피스(CJ ENM) 등 젊은 인재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도입·시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K-스트리트 푸드’(K-Street Food)를 앞세워 한국 식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이날 공개했다. 떡볶이·핫도그·김밥·김말이·붕어빵·호떡 등 6대 제품을 전략 품목으로 선정하고 ‘비비고’ 브랜드로 미주, 유럽, 아시아 등으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첫 주자로 다음달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떡볶이가 판매된다.
CJ그룹은 스타트업을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협업하며 혁신을 위한 기초도 닦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분야 유망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오벤터스’ 6기 참가기업을 모집했다. 오벤터스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성장 잠재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4년간 5차례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총 40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그 결과 약 250억원 누적 투자 유치, 기업가치 평균 3배 상승 등 성과도 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