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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이우현 OCI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 사진=각 사.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재계에서 총수 일가 ‘올드보이’의 귀환 사례가 늘고 있다. 급변하는 대외환경 속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기 위해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8년 만에 복귀를 알렸다. 동국제강은 그간 산업은행의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 기업에 포함되며 휘청거렸다. 이 과정에서 핵심 사업이었던 조선용 후판 비중도 줄였으며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던 브라질 CSP제철소 지분도 정리했다.
회사는 2016년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졸업하고 2020년 ‘컬러강판’ 중심 포트폴리오로 본 궤도에 올랐다. 주요국들의 보호무역주의와 철강업에 가해지는 환경규제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복귀한 장 회장은 지주사격인 동국홀딩스의 사내이사로 그룹 미래성장 전략을 구상하고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셀트리온 창업주 서정진 명예회장도 ‘소방수’ 역할로 컴백했다. 코로나19 이후 선진국들과의 바이오기술 패권 경쟁을 돌파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서 회장은 복귀 후 바이오시밀러 사업 및 신약 개발 사업 확대에 나선다.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매출 비중을 전체 60%로 맞추며 신약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부터 확보해온 잉여자산은 향후 글로벌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총수일가 3세 경영인의 승진 또는 귀환 사례도 있다. 고(故) 이회림 OCI 초대 회장의 손자로 총수 일가 3세인 이우현 회장은 이달 2일 OCI홀딩스 출범과 동시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OCI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5년 만이다.
이 회장은 창사 이래 가장 큰 구조적 변화에 기틀을 잡아갈 예정이다. OCI는 지난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통해 사업 전문성을 키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주사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영위하고, 신설법인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맡는다. 이 회장은 사업 특성 별 투자 전략과 신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유연한 인사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그룹 전체의 가치를 진작시킬 계획이다.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도 사내이사로 다시 선임됐다. 2018년 한진그룹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이다. 조 사장은 복귀 후 한진의 신성장 동력인 디지털플랫폼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진의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는 회사 내 각 사업부 및 타 조직에서 담당하고 있었던 플랫폼에 대한 기획 및 운영 등을 전담하며 집중 육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이를 통해 글로벌 물류와 친환경 활동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