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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한일 경협’ 본궤도 올라···"첨단산업 육성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8 14:47

기시다 총리, 韓日 정상회담 이어 경제6단체장과 간담회



반도체 공조 강화 관측···"AI·신소재 등 협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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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한국 경제6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한국과 일본이 정치적 갈등을 봉합하기 시작하면서 경제협력 역시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관련 시너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 기술 공동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8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경제6단체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도 함께했다.

간담회에서는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일 간 협력에 있어 기업이 먼저 나서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12년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셔틀외교가 복원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업들간 협력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양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두 나라 간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인적교류 확대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경제 안보가 과거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진 시점에 한일 양국은 해외 자원 공동 개발 및 핵심 전략 물자의 공급망 협력을 통한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수소 등 에너지 신기술 개발이나 생산·공급 협력 혹은 제3국 공동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심사는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 기업 간 공조 강화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전날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연이어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일본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큰 역할을 하는 소부장 강국이다. 양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공조’는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국내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반도체 분야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을 일종의 우군으로 끌어들인 것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일 양국은 현재 미국, 일본, 대만, 한국 등 4개국의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를 넘어 첨단산업 육성의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의견도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앞서 우주, 양자, AI,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와 연구개발(R&D) 협력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전경련이 정상회담 이후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논평을 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경제인들은 정상회담 이전에도 양국 경협 정상화를 위해 크고 작은 노력을 계속해왔다. 대한상의는 작년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교류 행사를 열었다.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을 초청해 여의도 63빌딩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당시 "제가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하고 제일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일본상의에 한일 교류를 강화하자고 서한을 보낸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러시아-우크라 전쟁 등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대한상의 주도로 서울재팬클럽(SJC)과 공부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양국 경제계 간 협력 수요를 파악하고 에너지, 배터리, 반도체 등에서 협력 분야를 찾아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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