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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가 ‘총수 리스크’ 악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이 불법·탈법 의혹에 연루되거나 구설수에 오르는 사례가 늘어 기업 가치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에서는 서정진 회장 복귀 두달여간 크고 작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 회장이 직원들의 복장을 지나치게 규제해 입방아에 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혼외자 이슈’가 급부상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를 계열사로 추가했다. 의류 제조, 인테리어 등 사업을 하는 회사다. 소유주는 서 회장 내연녀다. 이들 사이에서 나온 혼외자 2명은 소송을 통해 서 회장 호적에 오른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 사건이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셀트리온그룹은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3사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두 아들에 대한 상속까지 염두에 둔 행보라 제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19%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은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후폭풍에 시끄럽다. 지난달부터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다우데이타 등 9개 종목 주가가 연일 폭락했다. 조직적인 주가조작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함께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매각해 얻은 약 605억원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사주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것만으로도 키움증권의 신뢰도·이미지 훼손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한국타이어그룹은 ‘리더십 부재’에 힘들어하고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지난 2014년 2월∼2017년 12월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법을 어겼다는 의심을 받는다.
검찰은 이를 통해 한국타이어가 약 131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MKT 지분은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를 들고 있다. 조 회장은 이와 별도로 2017년부터 작년까지 75억5000만원 상당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한국타이어그룹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 대전공장 화재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
‘총수 리스크’에 빠진 기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가 SM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이유에서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계열사들에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 회원권 매입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최양한 한샘 전 회장은 가구 담합 의혹으로 기소됐다. 장원준 신풍제약 전 사장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