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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산업계 ‘지각변동’ 올 들어 업종 지형도 변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7 15:02

車·조선 나는데 ‘주력 품목’ 반도체 적자 행진



수출 부진 여파 ‘환율 상승’ 악재···"항공업 등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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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기차 생산 라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국내 산업계 업종별 지형도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이 부진한 대신 자동차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주력 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수출 전선 이상신호로 환율이 급격하게 오른 것도 각 기업간 희비가 엇갈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영업손실액은 4조5800억원이다. 글로벌 수요 위축과 가격 하락 여파로 14년만에 적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 역시 3조402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분기 손실액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업종도 TV·IT 제품 수요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1조9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 규모가 분기 기준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황 부진 여파는 우리 수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줄었다. 디스플레이 제품 수출액도 12억2000만달러로 41.6% 급감했다.

자동차·조선 업계 분위기는 다르다. 자동차는 지난달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새로 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출액이 6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3월 대비 64.2% 뛰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상장사(금융사 제외) 영업이익 1·2위 자리를 꿰찼다. 각각 3조5917억원, 2조8740억원의 수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요 조선사들도 회계상 연간 흑자전환 기조에 들어설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1개 분기만에 영업이익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올해 수주 목표치의 495, 26.3%를 달성한 상태다.

하지만 전체적인 우리 경제 체력 자체는 약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3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0%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액은 265억8400만달러에 달한다. 워낙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산업계는 환율 변동이 업종별 희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대표적으로 항공·여행 업계의 경우 수요 회복에 대한 이익을 100%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항공유 결제와 비행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결제한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불황 터널도 길어질 전망이다. 원유를 수입해 사업을 펼치는 정유사들도 유가·환율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된 업종이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내수 소비재 기업들이 가격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인플레이션과 소비심리 위축을 자극해 경기 침체 터널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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