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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올해 다소 더딘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하반기 대반전을 노린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년간 수주 목표(조선사의 1년 간 선박 수주 금액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호황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4월 중순이 넘어가는 시점에도 수주 목표의 14% 달성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대우조선은 "조선업은 1년 농사, 걱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해 104억달러(46척)을 수주하며 수주 목표(89억달러)의 117%를 달성했다. 대우조선의 수주 잔량은 지난해 말 기준 117척·212억달러를 기록했다. 자그마치 3.5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에 힘입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며 "올해부터 이전보다 더 밝고 힘찬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키워드를 ‘선별 수주’로 꼽는다. 그간 많은 일감을 확보했으니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적으로 수주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선별 수주 전략의 핵심 선종인 LNG 운반선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에 더욱 급할 게 없다. 지난해 말 기준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의 선가는 2억5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5%, 지난 2021년 대비 35% 급등한 수치다.
실제로 대우조선이 지난 2월 수주한 17만4000㎥급 LNG 운반선 1척의 가격은 약 2억4900만달러였지만 이달 수주한 동일 규격 LNG운반선의 가격은 약 2억5750만달러로 공시됐다.
LNG운반선의 수요 역시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국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이유로 LNG를 해상을 통해 수급하려하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약 70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2032년까지 연 평균 60척의 신조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하반기 수주 시장에 강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전 세계 조선사들 중 가장 많은 38척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했는데 총 26척의 건조계약을 하반기에 몰아쳤다.
한화와의 기업결합을 통한 시너지도 빼놓을 수 없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월 HSD엔진의 구주 및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HSD엔진은 이중연료추진엔진(DF) 등 대형 선박용 엔진 제작 기술을 갖추고 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지난해 1727억원의 매출액을 발생시켰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와 한 배를 타게 되면 발생하는 시너지 역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선별 수주 전략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비쌀 데 수주하는 것"이라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실적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