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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엽 킹고바이오 대표(왼쪽 첫번째)와 손종운 최고 재무 책임자. 사진=김유승 기자 |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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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의료체계에서는 패혈증 진단 전 쇼크가 나타나면 바로 각종 항생제를 투여해 처치하고 있다. 패혈증에 저혈압이 동반되는 증상인 쇼크가 일어나면 환자 사망률이 60%까지 치솟고, 한 시간 내 진정시키지 못할 경우 환자의 생존률이 기하급수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에 킹고바이오 이진엽 대표는 "원인균이 무엇인지 모른 채 항생제를 투여하는 이상 다양한 항생제를 남용해 쇼크 증상을 다스려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로 인해 의료비용 과다는 물론,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게 되어서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킹고바이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혈증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즉, 빠른 진단으로 어떤 항생제를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키트 개발에 사용된 핵심 기술은 자성 입자를 활용해 세균을 농축시켜 유전자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패혈증에 걸린 환자의 혈액 내 존재하는 원인균을 자성을 띄는 입자로 포집해 농축하고, 세균을 붙일 수 있는 물질로 고정화시키는 방법이다.
이진엽 대표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두 시간 내 패혈증 원인균 진단이 가능하다"며 "기존 국내 타사의 유전자 추출 기술보다 정확도가 약 100배 높아진 기술"이라고 말했다.
패혈증 진단 키트는 현재 이대 서울병원과 임상테스트 중으로, 킹고바이오 측은 내년 상반기에 제품 출시와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패혈증 키트 임상이 완료되면 결핵 등 다른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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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고바이오에서 개발한 패혈증 진단 키트 제품. 사진=킹고바이오 |
킹고바이오는 부수적 사업으로, 바이오 업계에서 활용하는 자성나노 입자를 생산해 해당 기업에서 원하는 형태로 가공한 후 제공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다. 패혈증 진단 키트에 들어가는 자성나노 입자는 바이오 물질 분리에도 많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킹고바이오는 현재 자성입자 관련 국내 기술 특허를 10건 출원했다. 미국, 브라질 중심으로 해외 특허도 준비 중이다. 공동 연구 수행을 위해 프리시젼바이오 등 체외진단 기업들과도 업무협약(MOU)을 맺은 상태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의 의료기기 유통 업체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한국에서 나오는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현지 임상을 진행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등에 진출하고, 그와 동시에 브라질 시장에도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진엽 대표는 체외진단 기기 시장의 우려되는 점으로 "코로나19로 시장에 투자가 과도하게 들어왔고 당시 최고점 형태를 찍은 만큼, 향후 투자가 점차 축소되어 시장이 점차 작아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체외 진단 키트 개발 기업들이 함께 공동 연구를 수행해 기술력을 높이고 서로 도와주며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진엽 대표는 향후 계획으로 "진단 뿐 아닌 의료기기 개발, 신약을 통한 치료 등 다양한 바이오 기술 시장에 진입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밝혔다. 킹고바이오의 원천기술인 자성나노입자는 진단 뿐 아닌 치료 분야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성입자를 패치에 붙이고 열을 발생시켜 암세포를 태워 없애는 기술 등의 개발이 목표로, 이진엽 대표는 킹고바이오가 진단 뿐 아닌 의료기기 시장과 치료까지 총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해외에 있는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