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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경영권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진=HMM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의 경영권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가운데, 주요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HMM 인수 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7일 HMM 경영권 매각 관련 용역 수행기관인 삼성증권(매각자문)·삼일회계법인(회계자문)·법무법인 광장(법무자문)과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전날 자문단과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 양 기관은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매각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HMM의 민영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HMM은 국내 최대 해운선사로 경쟁력이 입증됐다. 지난해에만 매출 18조5868억원·영업이익 9조9455억원을 기록했으며, 최대 2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소속으로 다수의 중장거리 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현대글로비스·LX·SM그룹 등 다수의 기업들이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튬·수소·에너지 등 7대 핵심 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은 과거부터 물류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달에는 포스코그룹 내 계열사들의 물류 업무를 집약시킨 ‘포스코플로우(Posco Flow)’를 출범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자동차 국내외 운송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기존 사업과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HMM은 중국 광저우조선과 8600CEU급 자동차 운반선 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는데, 해당 선박들은 현대글로비스에 용선될 예정이다. 또한 김경배 HMM 대표이사는 앞서 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 사장을 지낸 바 있다.
LX그룹은 그룹 내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과 해운사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다. LX판토스는 컨테이너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가는 HMM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 또한 LX인터내셔널은 최근 발행 주식수를 기존 8000만주에서 1억6000만주로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HMM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SM그룹은 그룹 내 대한해운·SM상선·대한해운LNG·대한상선 등 다수의 해운사들을 가지고 있다. SM그룹은 지난해 6월 SM상선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 특별관계자 18인이 HMM 지분 5.5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SM그룹과 HMM 모두 ‘단순 투자’라고 해명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은 글로벌 수준의 컨테이너 선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경쟁력이 입증됐다"며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다수의 기업들이 눈독을 들일만 하다"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