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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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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SH ‘반값 아파트’ 생색내기로 끝내지 않으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1 15:09

반값아파트 고덕강일 3단지 흥행 이후 관심 더 커져



국회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활성화 모색 토론회도 열려



임대 이미지 벗고 건물분양주택·100년주택 등 지속 홍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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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국토교통부, SH공사 주최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활성화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나민희 국토부 주택공급기획팀장, 반영운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 이종배 의원, 이원재 국토부 1차관, 김현동 SH공사 사장.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진보와 빈곤>을 저술한 미국 토지경제학 아버지 헨리 조지는 문명이 발달하고 소득수준은 높아지는데 가난은 여전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보고 이는 생산의 3요소 중 하나인 ‘토지’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아무리 경제적으로 성공하려고 노력해도 토지에 의해 좌절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토지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자유를 꿈꿀 수 있다는 주장으로 역설할 수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이에 가장 부합한 정책이라고 한다면 단연 ‘토지임대부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반값 아파트’라고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인 서울 고덕강일 3단지 사전청약이 폭발적인 경쟁률을 일으켜 이에 대한 활성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토지임대부 주택→‘건물분양주택’으로 탈바꿈

토지임대부 주택의 기본 정의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은 사업 시행자가 가지고, 건물과 복리시설에 대한 소유권은 수분양자가 가지는 주택이다. 다만 그간 토지임대부 주택은 집값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토지에 대한 시세차익과 건물의 생애주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참고로 지난 2007년 군포 부곡지구는 0.1대 1 미달이 나기도 했고, 서울 강남에서는 지난 2012년 분양가 2억2200만원에 토지임대료 36만3000원 토지임대부 주택이 분양됐지만 겨우 3.5대 1이었다.

이러다가 최근 급상승한 서울의 집값으로 인해 재차 조명받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2억6000만원이고, 중위가격은 11억원으로 주택 가격이 최고조에 달해 있고 민간 분양 역시 공사비 상승 등 이유로 가격이 지속 오르고 있다.

이에 지난 20일 국회에서는 이종배 의원(국민의힘·충북 충주) 등 주최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활성화 모색 토론회’를 열고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을 선보이는 SH서울주택공사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임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건물분양주택’으로 바꿔 지속 공급 확대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김헌동 SH 사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비가 떨어지는 건물을 두고 "현재 25평 아파트는 2억원이면 짓고 이는 50년 정도 간다"며 "앞으로는 3억원을 들여 ‘100년주택’을 더 좋은 위치에 더 많은 양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 토지임대부 주택 흥행, 이미지 개선 관건

해외 중 싱가포르는 리스홀드(Leasehold)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 국토 90%가 국유지이며 공공주택이 80% 비율이다. 공공자가주택은 민간 주택 가격의 24% 수준이며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을 나타내는 PIR 지수는 4.1배로, 지수가 16.9배인 서울과 크게 차이가 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에서의 토지임대부 주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서울지역에서 강제 수용할 토지도 별로 없는데 SH공사가 겨우 몇 천 가구 공급하고 생색내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토지임대부 주택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기도 하다.

SH공사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확대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토지를 십분 활용하겠다고 했다. 또한 노후임대 재건축이나 기타 개발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매제한 기간 이내에 시세차익을 일부 볼 수 있도록 거래 제도를 개선하고 임대기간을 40년에서 50년으로, 임대료는 조성원가 이하에서 감정가격 이하로, 임대료는 월별 납부 원칙에서 월납과 선납 중 선택할 수 있도록 납부 방식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보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그간 왜 소외당했었는지를 고민하고, 시범사업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자유시장에서 어떤 철학을 담아야할지 앞으로의 홍보가 중요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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