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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해외 리츠 운용사 ‘MUSREM’, 국내 을지파이낸스센터 등 2건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다시 ‘주특기’인 대체투자 강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은 좋은 투자 기회로 평가받는데, MUSREM은 미국 오피스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을지파이낸스센터도 우량 오피스로 취급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싱가폴 리츠 운용사 ‘MUSREM’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MUSREM은 작년 말 기준 순자산총액이 1억9000만달러(한화 약 2조4000억원)에 달하며, 미국 우량 오피스를 다수 보유한 운용사다. 미래에셋운용은 오는 4월 미국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지분 100%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수년간 해외 운용사를 인수할 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를 주로 인수해왔다. 지난 2011년 인수한 캐나다 호라이즌스 ETFs, 2018년 미국 글로벌엑스, 2022년 호주 ‘ETF 시큐리티스(현 글로벌엑스 오스트레일리아)’ 등이다.
하지만 고금리 상황에 따른 증시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ETF 시장 확장 속도가 둔화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다시금 대체투자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순자산총액은 지난 14일 기준 11조7880억원으로, 종합 자산운용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따라서 이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리츠 운용사 인수는 다시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고, 특히 글로벌 대체투자 플랫폼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현지 대형 물류센터에 투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주특기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50대 초중반의 나이로 그룹 부회장직에 오른 최 대표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 BHP코리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운용 부동산 부문 대표 겸 사장을 거친 ‘부동산 전문가’다. 그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부동산투자 다양성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 진출 및 공모 리츠 상장 등 투자 섹터 다양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최 대표는 "이번 싱가포르 리츠 운용사 인수는 미래에셋이 글로벌 투자전문 그룹으로서 추진해 온 글로벌 확장 및 미래 핵심사업 확보 전략이자 전 세계 다양한 우량자산에 투자하는 철학의 일환이다"며 "앞으로도 투자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다양한 리츠 상품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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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
해외뿐 아니라 국내 대체투자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을지로 소재 ‘을지파이낸스센터(EFC)’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EFC는 지하 7층~지상 24층 프라임 오피스로, 연면적만 6만4989.63제곱미터(㎡)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EFC는 오피스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도심권역(CBD) 내에 위치하고 있어 우수한 투자 기회라는 평가다. 올해 들어 주택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경기가 여전히 악화되고 있지만,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관계자는 "강남, 여의도의 CBD인 종로 및 광화문 등에 위치한 오피스는 공실률이 매우 낮아 너도나도 사고 싶어 하는 자산"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언론보도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EFC 인수 후 제2의 사옥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에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을지파이낸스센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건지, 딜 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