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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사내 워킹맘 10여 명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직원이 진정한 애국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이곳 드림보트가 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경력단절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라며, 직원들의 큰 고민거리인 육아문제 해결에 작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회사나 동료들 눈치를 보느라 육아휴직을 못 쓰는 현실을 감안해 출산한 모든 직장 여성에게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줘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출산율 0.78명’, 사상 최악의 합계출산율 극복에 기업 오너들이 나서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출산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크게 늘리는 등 인구 감소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도 여전히 육아 부담 등의 이유로 출산 기피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젊은 근로자 감소로 자칫 기업의 연쇄 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는 만큼, 가족친화적 제도 및 지원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과 함께 임직원들의 능률 향상, 인재 유치 등으로 경쟁력을 제고시키겠다는 복안이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휴직 확대와 유연근무제 사용 장려, 사내 어린이집(상생형 어린이집) 마련 등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에 팔을 걷어 부쳤다.
삼성전자는 임신, 출산으로 인한 여성 임직원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다양한 제도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휴직의 경우 자녀 1명당 최대 2년까지 지원하며 만 12세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 및 멘토링, 재택근무 등을 지원하는 ‘리보딩(Re-boarding) 프로그램’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운영 중이다.
올해 초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메시지를 작성, 자녀를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자사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했다.
현대차그룹은 여성 직원에게 출산 전후로 총 90일의 휴가를 지원하고, 배우자 출산 시에도 출산휴가를 주고 있으며 지난해 8월엔 ‘현대자동차 양재 본사 어린이집’을 증축해 기존 수용인원 보다 원아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게 했다.
롯데는 대기업 중 최초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도 도입했다. 또 전 계열사 유연근무제와 육아휴직 복직 프로그램 운영, 직장 어린이집 확대 등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1월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 3년간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연 600만원, 총 1800만원까지 지원하고, 전 계열사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얼마전엔 경기 성남시에 마련한 신사옥 글로벌R&D센터 내에 300명까지 보육 가능한 사내 어린이집 ‘드림보트’를 열었다. 이곳은 0∼5세 자녀를 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오전 7시~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포스코는 상생의 일환으로 직장 내 어린이집 일부를 포스코 임직원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 자녀에게 개방해 수업비부터 식사비까지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 대치동 사옥에 제2 어린이집을 개원하며 기존 대비 보육 아동 수를 3배 이상으로 늘렸다.
이외 LG그룹은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늘렸으며 SK하이닉스는 임신, 출산, 육아 단계별로 대상을 구분해 지원 중이다. 특히 난임 치료와 시술에 필요한 유급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확대하고, 여성 임직원의 체외 및 인공수정 시술 등 난임 시술 비용도 횟수에 제한 없이 지원한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3개월 돌봄 휴직을 주는 제도도 신설했다.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임직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예전이라면 아빠가 육아휴직을 쓰는데 눈치가 보였을 테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 자녀 양육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대기업에만 국한되기 보다는 중소·중견기업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회사 성장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