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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자국 전기자동차 기업을 대상으로 배터리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중국 내 전기차 기업을 대상으로 배터리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인 탄산리튬 가격을 t당 20만위안(약 3700만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배터리를 판매하겠다는 내용이다. 대신 계약을 체결하는 전기차 회사는 앞으로 3년 동안 CATL로부터 조달하는 배터리 비중을 전체 8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
탄산리튬은 ‘하얀 석유’로 불리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탄산리튬 가격도 지난해 t당 60만위안(약 1억120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CATL이 제시한 t당 20만위안은 현재 시세와 비교하면 4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러한 할인 공세는 지난해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탄산리튬 가격이 올해 절반 이상 떨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전기차 기업에 지급해오던 구매 보조금을 완전 폐지하면서 중국 내 전기차 가격이 오르고 수요도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CATL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했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점유율 경쟁을 펼치는 국내 3사는 CATL이 저가공세에 나서면서 전기차 배터리 가격 할인 압박이 가시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CATL이 내놓은 할인 프로그램에 중국 전기차 기업뿐만 아니라 테슬라와 폭스바겐 같은 기업이 참여한다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3사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배터리 할인이 자국 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일시적인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CATL 할인 프로모션은 현재로선 중국 전기차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중국에서 거세지는 점유율 경쟁을 타파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세계 시장까지 저가 공세가 확장될 가능성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CATL이 장기적으로 ‘리튬 할인’ 전략을 택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길게 보면 리튬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가격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은데, 리튬 가격이 다시 오르면 CATL이 세계 시장에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