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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왼쪽) 한화그룹 부회장·정기선 HD현대 사장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이 선박용 엔진 제작사 인수로 ‘선박 건조-선박용 엔진 제작’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진 제작 기술력을 보유한 조선사는 가격 경쟁력·선주 신뢰성 확보 등 선박 수주 경쟁에 강점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조선 시장이 한국조선해양(HD현대)과 대우조선해양(한화) ‘2강 체제’로 굳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한화·HD현대, 조선 분야 ‘수직계열화’ 완성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내 석유화학 계열사 한화임팩트는 최근 HSD엔진 지분 33%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SD엔진은 선박용 엔진 제작 역량과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한화는 HSD엔진까지 품에 안으며 조선 분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한화는 HSD엔진을 인수하며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 기업’ 목표를 제시했다.
HD현대그룹은 STX중공업 인수에 근접했다. 한화가 최근 HSD엔진을 인수하면서 STX중공업 인수전에서 발을 뺐기 때문이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이중연료추진(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 엔진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HD현대는 한국조선해양 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와 엔진기계사업부를 갖추며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상태다. 그럼에도 HD현대가 STX 중공업 인수를 시도하는 이유는 자사 ‘중·대형 선박용 엔진 기술력’과 STX중공업의 ‘중·소형 선박용 엔진 기술력’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 치열해진 선박 수주 경쟁… ‘수직계열화’가 곧 경쟁력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선박 발주량이 전년 대비 42%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 때 선박 엔진 제작을 포함한 수직계열화 완성은 엄청난 강점으로 작용한다.
먼저 엔진을 자체 제작할 경우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엔진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고, 선박 건조 일정에 맞춘 안정적인 수급 효과도 가져온다.
여기에 선주들에 대한 신뢰성 확보도 가능하다.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가 점차 강화됨에 따라 선주들은 ‘친환경 선박 엔진 제작이 가능한가’를 발주처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앞세워 전세계 메탄올 추진선 70척 중 38척을 수주했다.
업계는 향후 조선 시장이 ‘2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선 분야 수직계열화를 마치는 한화와 HD현대그룹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자체 엔진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안정적 엔진 수급이 가능하고 친환경 선박 기술력도 동시에 내세울 수 있다"며 "향후 조선업계가 2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