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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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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열풍 속 주목받는 삼성·SK 메모리 반도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6 15:14

대화형 AI 운영에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필수



삼성 ‘HBM-PIM’·SK ‘HBM3’로 시장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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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챗GPT 열풍을 시작으로 국내외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연간을 지원할 AI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가 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준비 중인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솔루션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챗GPT를 비롯한 초거대 언어모델이 작동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막대한 연산을 뒷받침할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이라서다.

챗GPT는 사용자 질문에 따라 원하는 답을 내놓는 대화형 AI다. 단순히 백과사전식 지식을 나열하지 않고 마치 사람이 대답하듯이 자연스럽게 시를 쓰거나, 기사를 써주기도 해 활용 분야가 많다. 지난해 11월 말 공개된 뒤 5일 만에 사용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월 실사용자 수(MAU)는 1억 명에 달한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챗GPT 열풍을 시작으로 국내외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연간을 지원할 AI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챗GPT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이 1만여 개 사용된다. 반도체 기업들이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반도체 중에서도 특히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관심이 뜨겁다. 챗GPT가 내놓는 답변은 AI가 미리 학습한 막대한 데이터에 기반한다. 답변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저장하는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매우 증가할 여지가 높다.

업계에서도 대화형 AI 시장에 거는 기대감이 높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5일 학술 심포지엄에서 진행한 기조연설을 통해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 중심에는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 진화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빅테크 기업이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반도체 수요에 있어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술에 기반한 이런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해선 대량 연산이 가능한 고성능 프로세서와 함께 이를 지원하는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의 조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은 콘퍼런스콜에서 "언어모델이 가진 확장성과 대중을 상대로 한 AI 일반화와 상용화라는 점에서 파급성이 크다"며 "기술 진화에 따라 메모리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 진화에 앞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프로세싱인메모리(PIM)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다.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한 반도체다. 연산을 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보조하면서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손잡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가 비제조업체인 네이버와 손잡고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AI 반도체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초고속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3세대 반도체를 개발했다.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전달할 수 있는 D램으로 이전 세대와 비교해 처리 속도가 약 78% 향상됐다. 주로 고성능 서버용으로 쓰이는데 챗GPT를 구동하는데 쓰는 엔비디아 A100에는 SK하이닉스 HBM3 D램이 적용됐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권 경쟁력을 갖춘 만큼 고성능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챗GPT가 새로운 반도체 수요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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