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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의 사명을 변경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알려졌다. |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등은 주요 계열사의 간판을 바꿀지 여부를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기업들이 사명에서 ‘현대’를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두고 기업 간 합병 또는 분할 시 사용할 이름도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이후 계열사들의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 사명 변경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ICT의 경우 후보안을 몇 개 정한 뒤 상표 출원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밖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의 간판도 바뀔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 분위기도 비슷하다. 한국지엠은 ‘한국’ 이미지를 지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공식 석상에서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라는 명칭을 사용 중이다. 조만간 ‘GM‘ 등으로 사명 변경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는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KG모빌리티‘로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삼강엠앤티가 SK오션플랜트로 명함을 바꿨다. SK에코플랜트는 북미 법인 ’BETEK‘ 사명을 ’SK에코플랜트 아메리카스‘로 변경했다.
기업이 이름을 변경하는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HD현대로, 기아차가 기아로 간판을 바꾼 사례가 유명하다. 이들은 브랜드가 기존 산업 영역에 국한된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변신을 꾀했다. 미래, 성장, 혁신 등에 방점을 찍고 그 의지를 밝힌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명 속에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중공업’, ‘차’, ‘게임’ 등이 있으면 빼 버리거나 바꾸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라그룹은 HL그룹으로, 한국타이어그룹 지주회사는 한국앤컴퍼니로, LS니꼬동제련은 LS MnM으로, 대상에프앤비는 대상다이브스로, SK건설이 SK에코플랜트로, SK종합화학이 SK지오센트릭로, 르노삼성자동차가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이름을 각각 교체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가 한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AI) 같은 신사업의 중요도가 높아지며 기업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명함을 바꾼 회사들은 새로운 분야에서 보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차’를 떼낸 기아의 경우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동화 차량 등 분야에서 글로벌 ‘탑티어’를 노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니로의 택시 PBV를 출시하는 등 이미 기반을 일정 수준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는 자율주행·친환경 등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