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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롭다 vs.백사부…편의점 도시락 '가성비 전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4 17:54

GS25, '매출 1조' 혜자도시락 15일 재출시



CU, 가성비 강화 ‘백종원 시리즈’로 맞대응



세븐일레븐도 한돈시리즈…매출 확대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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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모델이 오는 16일 출시하는 백종원 간편식을 홍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김혜자 도시락이 부활하자 백종원 간편식 메뉴도 더 늘어났다.

편의점업계의 간편식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에도 고물가 지속에 따른 음식비 부담 가중으로 점심식대 비용의 증가를 뜻하는 ‘런치인플레이션’(점심의 ‘런치’와 물가상승의 ‘인플레이션’ 합성어) 여파로 편의점의 간편식을 찾는 수요 증가와 매출 동반성장이 지속되면서 편의점기업들이 가성비를 높인 신제품 출시나 기존 인기제품 재출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돌아온 GS25 ‘혜자 도시락’ vs CU ‘백종원 시리즈’

14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는 15일 가격대비 풍부한 양으로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김혜자 도시락’을 6년만에 다시 등장시킨다.

GS25가 지난 2010년 9월에 첫 출시한 김혜자 도시락은 2017년 상반기까지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상에서 ‘혜자롭다’ 등의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등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편의점 도시락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7년 판매기간 동안 40여종의 상품으로 출시되며 누적 매출액이 약 1조원에 달했다.

GS25는 혜자 도시락 재출시를 위해 지난해 2월부터 ‘혜자로운 집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1년 간 상품 출시를 준비했다. 이렇게 새롭게 선보이는 혜자도시락의 가격은 4000원대로, 고물가 시대 ‘마더혜레사’, ’혜자푸드’를 재현시키기 위해 가성비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자극을 받은 CU는 가성비를 높인 ‘백종원 도시락’으로 반격에 나선다. CU는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손잡고 이달 16일 품질과 가성비를 극대화한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한다.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 시리즈는 각 상품별로 메인 재료를 3가지씩 사용해 푸짐한 양을 자랑하며 백종원 특제 레시피를 더해 맛의 수준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대표 상품인 ‘트리플 고기 정식 도시락(5500원)’은 백종원 간편식의 스테디셀러 반찬인 고추장 불고기, 간장 불고기와 마라 소스로 양념한 치킨 3종의 고기를 푸짐하게 담아 식당 가격(점심 한끼 1만원)의 절반 수준으로 고기 정찬을 즐길 수 있다

또한, CU는 이달 3000원대 극강의 가성비 도시락 ‘놀라운 가격’ 덮밥 시리즈 4종(3500~3900원)도 연달아 선보인다. 해당 상품은 CU가 지난 10월 출시한 덮밥 2종의 상품군을 늘려 재출시하는 것으로, 당시 ‘한 끼 3000원’이라는 가격 메리트가 학생 및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출시 직후 단품 도시락에서 각각 판매량 2, 3위를 차지했다.

CU는 가성비 간편식 시리즈 출시를 기념해 오는 21∼28일 8일 간 도시락 구매 고객들에게 컵라면을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친다.

다른 경쟁업체인 세븐일레븐은 올해 가성비 간편식을 확대해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한돈자조금)와 함께 ‘한돈돼지고기덮밥’ 도시락을 출시했다. 한돈돼지고기덮밥은 지난 2021년 10월 세븐일레븐과 한돈자조금이 함께 진행한 ‘한돈 레시피리그전’ 1등 수상작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개발해 출시한 상품이다.

당시 한돈 레시피 리그전에는 100여 건의 레시피가 응모되었으며, 2만4000여명의 투표로 예선과 온라인 본선이 치러져 ‘내시피 리그’에선 함신애씨가, ‘다이어트 리그’에선 김다은씨가 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매운맛 트렌드에 착안해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먹방 챌린지가 이어져 온 매운 실비김치를 활용한 ‘매운실비김치&통로스팜’ 도시락을 선보였다. 여기서 실비김치란 ‘실제로 드는 비용’이라는 용어에서 나온 말로, 이익이 거의 남지 않게 실제 비용만 가지고 판매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대량의 고춧가루와 속재료를 사용하여 양념을 푸짐하게 배추에 발라낸 것이 특징이다.


◇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 편의점 간편식, 올해도 매출 고공행진

이처럼 편의점업계가 가성비 간편식 출시를 앞다퉈 확대하는 이유는 런치인플레이션 여파로 도시락을 포함한 간편식 매출이 높은 신장세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GS25의 경우, 지난 1월부터 이달 6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 CU도 1월 1일부터 2월 8일까지 간편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신장했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도시락 22.1%를 비롯해 김밥(24.6%), 삼각김밥(33.7%) 등이 두 자릿수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 1월 도시락 매출이 30% 크게 늘어나는 실적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시대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갈수록 증가하는 배경으로 △지리적 접근성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 △ 한끼를 때우기에 저렴한 가격 등을 꼽았다.

기본적으로 편의점은 집과 사무실 등에 가까운 근거리 쇼핑채널로 접근성이 뛰어나, 소비자들의 방문이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 도시락 등을 포함한 간편식은 물가 인상 여파로 음식점 점심 한끼 1만원의 절반 수준인 데도 다양한 반찬이 들어있어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한다는 이점도 있다.

실제로 편의점 간편식은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이커머스(온라인몰)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이커머스 채널에서 식사를 해결을 위한 먹거리 구매 금액보다 3000~5000원대 편의점 도시락의 가격이 훨씬 더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음식의 특징은 신선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런 신선도의 관점에서 보면 편의점 도시락은 비교적 순환이 잘 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비교적 신선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1인 가구와 같은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품질도 좋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어 도시락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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