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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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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P 전략 고심...엑시노스 육성 숙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8 14:21

올해 ‘엑시노스’ 신제품 공개 없어...내년까지 출시 불투명



삼성 AP 점유율 하락세...중장기 AP 육성 전략 제시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가 해외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좀처럼 입지를 넓히지 못하고 있다. 퀄컴, 미디어텍 등 글로벌 팝리스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팹리스, 특히 AP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년 1월 프리미엄 모바일 AP ‘엑시노스’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고 플래그십(주력) 스마트폰 ‘갤럭시 S’ 시리즈에 탑재하며 출시해왔지만, 올해는 아직 행사를 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4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되는 ‘엑시노스 2200’를 출시한 이후 프리미엄 모바일 AP를 선보이지 않았다.

 

엑시노스가 빠진 자리는 퀄컴 ‘스냅드래곤’이 채웠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3’ 시리즈 전 모델에는 퀄컴 최신 AP ‘스냅드래곤8 2세대’를 탑재했다. 삼성전자가 퀄컴과 미디어텍으로부터 AP 구매에 쓴 돈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8조1423억원으로 엑시노스가 출시됐던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1% 늘었다.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미디어텍이 35%, 퀄컴이 31%로 양강구도를 공고히 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7%로 한 자릿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출시될 ‘갤럭시 S’ 시리즈에도 엑시노스 대신 퀄컴 칩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 선보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에 차세대 AP 탑재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가 갤럭시에 채택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성능이 꼽힌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발열을 낮추기 위해 성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다는 ‘게임최적화서비스(GOS)’ 관련 의혹에서 엑시노스 2200으로 인한 낮은 성능이 지적되기도 했다.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당사는 주요 솔루션 중 가장 적합한 가격과 성능을 갖춘 AP를 채용했다"며 "경쟁력 기반 오픈형 채용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성능을 중심으로 퀄컴 칩 채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채택에는 성능, 공급가능성, 가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는 점에서 성능이 아닌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를 자사 중저가 스마트폰과 일부 중국 스마트폰에 공급하며 출하량 자체는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AP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면 반도체 설계를 맡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반도체를 공급받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절치부심해 새로운 엑시노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MX사업부 소속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하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 개발 과정에서 협업 시너지를 모색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엑시노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사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개발 인력이나 투입 자원 등을 보면 경쟁사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현재 역량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어디에 집중해야 하고, 집중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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