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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전업계가 14인용 식기세척기 등 대용량 생활가전제품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출시한 14인용 ‘비스포크 식기세척기(사진)를 비롯해 생활가전 시장에서 고용량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가전업계가 ‘대용량’ 경쟁으로 뜨거워 지고 있다. 식기세척기와 세탁기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큰 용량을 원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가전제품 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고용량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14인용 식기세척기를 선보였다. 기존 식기세척기는 가정용 빌트인(붙박이) 기준 12인용이 최대였는데 이를 14인용까지 확대한 것이다.
LG전자가 내놓은 14인용 ‘디오스 식기세척기’는 기존 12인용 제품과 내부 크기는 같지만 최대 110개 식기를 한 번에 세척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다. 최근 인테리어 유행에 따라 바닥에서부터 제품 하단까지 높이는 전보다 5㎝ 줄인 10㎝로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성능을 더한 14인용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과 외관 크기는 같지만 12인용에서 14인용으로 용량이 확대되며 식기를 16개 더 수납할 수 있게 됐다.
업계 최초는 SK온이다. 2021년 9월 14인용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 와이드’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14인용 식기세척기 ‘터치온 프로’를 출시했다. 터치온 프로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외형 크기는 12인용 제품과 같지만 내부 적재공간 효율을 극대화했다.
일반적으로 식기세척기는 한 번에 세척할 수 있는 식기 사용량을 용량으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3인용 식기세척기는 최대 3인이 사용한 식기 사용량을 세척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하루 한 번 설거지를 한다고 가정하면 1인용인 셈이다. 하지만 식기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데다 프라이팬이나 압력밥솥, 냄비 등 큰 조리도구를 세척하고자 하는 수요에 따라 식기세척기 용량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기세척기 용량을 가구 수보다는 집에서 직접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빈도에 더 크게 좌우된다"며 "대형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탁기도 식기세척기와 마찬가지로 큰 용량에 대한 수요가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지난해 5월 25kg 용량을 갖춘 세탁기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빨래방에 가지 않고도 부피가 큰 이불이나 많은 빨래를 한 번에 세탁할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는 2년 전 출시한 24kg 제품에서 많은 빨래를 부담 없이 하길 원하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크기를 1kg 키웠다. LG전자는 25kg ‘트롬 세탁기’와 호환되는 국내 최대 21kg 용량 건조기를 지난달 2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에 대용량이 주는 편리함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설계를 개선해 제품 크기는 유지해 집 안 인테리어와 어울리면서도 용량은 확대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