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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스크 해제 첫날…'걱정반 눈치반' 착용 여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30 16:52

버스정류장 승강장, 대형마트 등 시민들 '착용 고수'



헬스장 10%만 벗고 운동, 어린이집 "바로 해제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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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첫날인 이달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장을 보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유통중기부] 실내 마스크 의무착용이 권고로 ‘1단계 완화’된 첫날인 30일, 국민들은 사실상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에도 코로나19 감염의 불안감과 함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여전히 ‘마스크 벗기’를 주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본지 취재진이 이날 서울 시내 여러 지역을 둘러본 현장마다 의무착용 때와 별반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의무착용 대중교통 정류장에서도 승객 마스크 착용 "눈치 보여…"

30일 오전 강남에 위치한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매일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20대 A씨는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A씨는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유로 "지난해 초 실외 마스크 해제 초기 때처럼 아직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기 어색하고, 주변 눈치가 보인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동안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탓도 있지만 특히 대중교통은 인파가 밀집돼 당장 감염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9시께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터미널(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내 승객 대기공간에 있는 시민들도 이전과 똑같이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터미널 내에서 이동하거나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의 대략 20~30명 중 1명 정도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고, 그마저도 상당수는 음료를 마시거나 전화 통화를 하느라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시민(남)은 "오늘부터 실내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오가는 사람이 많고 어차피 잠시 후 버스에 타면 또 써야 하므로 그냥 쓰고 있다"고 말했다.



◇ 백화점·마트도 대부분 마스크 끼고 쇼핑…직원들 해제 실효성에 ‘의문’

서울 시내 백화점과 대형마트들도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한 분위기였다.

취재팀이 방문한 서울 시내의 B백화점은 점포 직원은 물론 대부분의 손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백화점 내 의류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어차피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 않냐"며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조치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대형마트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서울 영등포 한 대형마트에서 장보기를 나온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물건을 고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더욱이 마트 내부 약국은 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조치의 예외대상인 만큼 약사와 손님 모두 마스크를 낀 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트 내부 식당에서는 식사를 위해 마스크를 벗은 손님들은 많았으나, 직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주문을 받았다. 쇼핑몰 내부 한 식당 직원은 "정부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지만, 감염에 대한 불안함이 아직은 남아 있다"며 "마스크를 오랫동안 써서 익숙해져서 그런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낫다는 직원들이 많다"고 밝혔다.

센트럴시티터미널

▲30일 오전 9시께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터미널 내부 모습. 이 공간은 이날 0시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거의 모든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 헬스장 "마스크 벗고 운동 10% 수준"…어린이집 "정부 지침 현장적용 어렵다"

헬스장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헬스장은 30일 오전 11시께 정부의 실내 마스크 해제 의무 조치에도 일부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끼고 운동에 전념하고 있었다,

해당 헬스장의 트레이너는 마스크 의무 해제에도 "회원들의 분위기는 아직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마스크를 벗고 운동하는 회원은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시간이 조금은 지나야 마스크를 벗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내 마스크 해제 지침에도 어린이집 역시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정부가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권고 지침을 전달했음에도 등원 아동들의 나이가 어려 감염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을 힘들어하는 영아들만 마스크를 벗는 정도였다.

마포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C씨는 "마스크와 관련된 정부의 지침을 어린이집에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학부모들의 반응이 분분할 뿐더러 정부 지침이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C원장은 정부의 권고가 강제성이 없는 만큼 결국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의 부담만 커진다며 현장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권고가 아닌 마스크 완전 해제 등 정부기관의 상위 조치가 있어야 마스크를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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