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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남권에 입주물량 1만가구 쏟아져.. 전세시장에 ‘엎친데 덮친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5 15:41

강남권 대규모 신규입주 영향으로 강남·서초구 전세가격 추가 하락 우려



‘반포자이’ 전용면적 84㎡ 전세가격 반년 만에 45%↓



전문가 "입주물량·고금리, 강남권 전세가격에 영향 끼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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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전세가격은 올해 1만4000여가구의 대규모 신규입주 영향으로 추가 하락 및 역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3주 연속 둔화되면서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일각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전세 가격은 수급우려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이미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진 강남권에는 올해 1만가구 이상의 신규입주가 예정돼있어 추가 하락 및 ‘역전세난’(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신규입주 아파트 총 75개 단지 중 가구수 약 30%에 해당하는 21개 단지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달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개포프레지던스자이’(3375가구)를 시작으로 오는 5월 대치3동 제1지구 주택재건축 사업으로 들어서는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6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한신13차 재건축 ‘르엘 신반포 파크애비뉴’(339가구)·8월 잠원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래미안 반포 원베일리’(2990가구)·11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같은달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 ‘반포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 등 강남권에서만 1만4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입주가 이어진다.

지난해 시중 대출금리가 앙등하면서 급속도로 떨어진 강남권 전세가격은 올해 대규모 신규입주로 인해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 추가 상승 우려에 따른 고금리 후폭풍은 전세가격을 더욱 짓누를 것으로 보여진다.

단지명올해 전세가격(전용면적 84㎡ 기준)지난해 전세가격(전용면적 84㎡ 기준)
강남구 개포동 ‘레미안블레스티지’8억원18억원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12억원22억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3억원23억원


이를 반증하듯 지난 18일 강남구 개포동 ‘레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은 8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 같은 면적이 18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55% 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지난해 6월 22억원에 거래됐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12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되면서 반년 만에 가격이 45% 이상 떨어졌다.

서초구를 대표하는 아파트 중 하나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은 지난해 4월 23억원에서 지난 12일 13억원으로 약 43% 폭락했다.

이처럼 이미 강남권 전세가격이 급격히 조정받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해 금리인상 등 각종 불안요소 영향을 크게 받은 타 지역과는 다르게 강남·서초구는 집값 하락률이 낮았던 점과 올해 대규모 신규입주가 예정돼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전세가격 폭락 및 역전세난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강남권은 지난해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하락폭이 덜 했다. 때문에 올해 강남권 부동산 시장 하락세를 예측하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대규모 신규입주까지 더해져 전세가격 폭락이 예상되자 역전세난을 추측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강남·서초구는 특유의 입지적 강점으로 인해 더 이상의 추락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내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반포자이 84㎡ 전세가 12억원에 거래된 것은 사실이지만 촉박한 시간 탓에 가격이 조정된 것 뿐"이라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 많이 없을뿐더러 저렴한 물건은 이미 다 빠져나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세가격은 이정도 선에서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역전세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타 지역과 다르게 강남·서초구는 입지가 워낙 좋다 보니 대규모 신규입주가 전세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신규입주와 고금리가 강남권 전세가격에 타격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입지가 좋다는 것은 추상적이지만 금리 및 시장은 현실적이기 때문에 강남권 전세가격은 입주물량과 금리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 시장에서 입지보다는 수요자들의 소비여력이 중요한데 높은 금리를 감당하면서 전세를 들어가기에는 아직까지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이어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전세가격은 아직까지 고평가돼있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역전세난 또한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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