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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면세점 입찰, 외국기업 변수에도 '흥행 글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4 15:30

2월 마감 앞두고 설명회에 中·스위스 참석 '눈길'



임대료 감면 종료 시 비용 부담 국내업체 '고민'



"토종-외국사 모두 '공격베팅' 힘들것"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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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오는 2월 마감을 앞두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면세점 입찰에 최근 외국 면세점 기업들의 관심을 보여 입찰 성사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실제 참여 여부와 흥행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이들 외국기업이 자본력을 내세워 입찰에 참전할 가능성에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지만, 공항 측의 임대료 감면 지원 종료로 당장 새해부터 비용 부담이 커지는 업체들이 있어 이들 기업의 비용 부담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예전처럼 큰 금액을 써내는 과감한 베팅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중소중견 면세점업체들은 현재 정부에 요청한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기간 추가 연장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과 중소중견면세점연합회(그랜드·경복궁·시티)는 지난 12일 임대료 감면 혜택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탄원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에도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료 감면 혜택이 종료될 경우 타격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천공항 출국객 수는 173만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57%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출국객 수도 883만명으로, 2019년 연간 출국객수의 25% 수준이다.

이같은 실정에도 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과 중소·중견 면세점업체들이 새해부터 공항에 내야하는 임대료는 배로 늘어난다. 신세계면세점은 당장 이달부터 180억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더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45억원에 그쳤던 임대료가 5배 가까이 뛴 셈이다. 그랜드면세점의 임대료 역시 2억원에서 10억원까지 5배 뛰었다.

그럼에도 정부로부터 공항 임대료 감면 혜택 연장의 회신은 아직 없는 상태다.

기업들은 이달 임대료 감면 연장 여부가 결정된 뒤에야 향후 입찰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료 이슈가 남아 있는 상태라 지금 분위기도 안좋고, 입찰에 적극적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며 "현대와 신세계가 적은 금액을 써낸다면 다른 기업(롯데, 신라) 역시 큰 금액을 쓸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입찰 금액을 보수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세계와 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롯데와 신라도 이처럼 입찰에 보수적으로 나설밖에 없는 배경엔 중국 이슈 지속 등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엔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7조816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초기였던 2020년의 15조5051억원보다는 14.9% 증가했지만, 직전 2021년(17조8333억원)보다는 오히려 매출이 소폭 줄었다.

더욱이 매출 핵심 국가인 중국의 방역 완화에도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우리 정부가 방역 조치를 강화하자 중국 내 반한(反韓) 정서가 커지면서 경제적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2016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당시 입었던 무역 피해까지 재현할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이에 면세점 업계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기업들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면세점기업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12일 개최한 면세점 입찰 설명회에는 세계 면세점 1위 사업자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과 스위스 기업 듀프리 등 해외 기업도 잇달아 참여했다. 외국기업은 국내 기업이 아닌 만큼 자본력을 내세워 과감한 베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에 면세점 업체들 역시 외국기업들의 입찰 참여 여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다만, 업계 한 켠에선 외국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CDFG가 중국 자본을 다 끌어서 인천공항 사업권을 가져갈 것으로 단정 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업체가 예전에는 IPO 신청을 해서 자금을 당겨왔는데 이 명목에는 해외시설 투자도 있었다"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되면 좋지만, 안 돼도 투자 활동을 했다고 설명해도 되는 명분이 생기는 만큼 기업 입장에선 입찰 참여가 손해 볼 것이 없는 시도"라며 실제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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