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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HUG 전세보증금 보증 사고액이 4000억원을 넘어서면서 3년 만에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역.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보증 사고액이 지난해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금 보증 사고액은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로 3년 만에 9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오피스텔 보증금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어 세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사고 액수는 4382억원으로 지난 2021년보다 827억원(2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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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으로 악성 임대인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만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명단에 227명이 올랐다.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며 보증기관에 대신 돌려달라고 신청한 세입자 5명 중 거의 2명(37%) 꼴로 악성 임대인 소유 주택에 임대차계약을 했다가 피해를 입은 셈이다.
악성 임대인의 보증 사고액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30억원이었으나 2019년 504억원, 2020년 1871억원, 2021년 3555억원으로 증가했다. 사고액이 3년 전과 비교하면 8.7배, 4년 전과 비교하면 146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보증사고액은 2828억원으로 전체 4482억원의 64.5%를 차지하는 등 가장 많았으며 오피스텔이 1094억원(25.0%)으로 뒤를 이었다. 아파트는 7.0%(307억원), 연립은 3.1%(137억 원)를 차지했다.
보증사고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오피스텔 보증 사고액이 급증하고 있다. 다세대주택 보증 사고액은 2021년 2689억원에서 2828억원으로 5.2%(139억원)가 증가했으나 오피스텔 사고액은 2021년 378억원에서 1094억원으로 3배 가량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서도 지난해 7월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임차인 보호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명단 공개 내용을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와 신용정보보호법과의 상충 문제 등으로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