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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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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120달러에도 제품가 제대로 반영 어려워…철강업계 ‘낭패불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2 14:20

중국 경기재개 움직임에 철광석 가격 들썩…2달만에 45% 이상 뛰어



철강업계, 원자재 등 고정비용 오름세 고려해 제품가 반영해야 하나 경기 침체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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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 중국이 코로나19로 닫혀 있던 빗장을 서서히 열면서 경제활동 재개 분위기가 점쳐지자 철광석 가격이 t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국내 철강업계는 선명해지는 ‘R(경기침체)의 공포’에 인상분에 대한 제품가 반영을 제대로 못하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 올해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인상분이 제품 가격에 전가될 경우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1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글로벌 철광석 가격은 이달 6일 기준 t당 117.05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대비 2.1%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1일 t당 80.03달러와 비교했을 때 46.25% 가량 높아졌다. 8일에는 121.02달러를 기록하며 120달러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에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철광석 가격 상승압력이 발생한 탓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도 지난해 12월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제철용 원료탄은 작년 12월 14일 기준 t당 249.5달러였다가 이달 들어 t당 3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지난 10일 기준 313.25달러까지 뛰었다.

철광석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철강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이 제품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이달부터 계약분 열연강판 판매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했다. 동국제강은 냉연도감과 컬러강판 제품의 가격도 t당 8만원 올렸다. 그러나 업계는 여전히 아쉽다는 반응이다.

철광석이 철강 제품 제조원가의 최대 70%를 차지하는 만큼 이를 반영해야 하고 전기세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철강사 입장에선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보니 이 모든 것을 제대로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가 1.7%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전 전망인 작년 6월보다 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앞서 2%대 성장률을 제시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제통화기금(IMF)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금융·경제계도 올해 먹구름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수정 경제전망치를 1.7%로 제시했으며 대한상의는 이보다 낮은 1.25%로 내다봤다.

이에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외에도 인건비와 전기세 등 기타 비용 상승도 고려해서 제품가 인상을 해야 하지만, 이를 다 반영하기엔 수요 측면과 경기 상황 등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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