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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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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에도 매수자 안 움직인다…"여전히 집값 비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9 15:16

집값 두고 매수자와 매도자간 동상이몽 여전



최근 1주일간 서울 아파트 매매 총 4건 불과



고금리·DSR 규제 등에 매수심리 회복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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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1·3 규제완화 발표에도 금리 인상으로 위축된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시장에 매수 문의는 소폭 늘었지만 아직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어 거래절벽 해소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1·3 규제완화 발표로 거래절벽이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매수 활성화까지는 더딘 양상이다.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출 제한이 일부 풀리긴 했으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박혀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대출 여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서다. 또 집값이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 매수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규제가 풀렸지만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일부 현금 부자들을 제외하고는 선뜻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이들이 드물다"며 "매수를 결심했다고 하더라도 매수자와 매도자간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커서 가격을 조율하다가 계약이 엎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매수를 희망한다고 해도 매수자와 매도자간 집값 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져야 매수할 가치가 있다"고 보지만 집주인들은 규제 완화에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해서다.

이에 일부 집주인들은 급급매 매물 호가를 조정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규제완화 발표 이후 집주인들의 문의가 많아졌다"며 "다들 상황을 보고 호가를 올릴지, 기존 가격 그대로 급매로 처분할지 고민하는 눈치"라고 귀띔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총 4만9878건으로 규제 완화 발표 전날인 지난 2일(4만9198건)보다 680건 더 증가했다. 규제완화 발표일인 지난 3일보다도 100건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거래량은 미미하다.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1주일 동안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직거래·전용 20㎡ 이하 제외)는 25개구 가운데 강북·금천·동대문·양천구에서 각각 1건씩 거래돼 총 4건에 그쳤다.

이를 반증하듯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규제 완화 발표로 서울로 이사할 계획을 세웠지만 금리가 여전히 높아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지켜보기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를 기점으로 거래절벽이 조금씩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1로 전주(63.1)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아직 기준선인 100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35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5주 연속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는데 새해 들어 하락세가 멈춰섰다. 업계에서는 이달 규제완화가 예고되면서 매수 심리가 소폭 회복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주택자나 1주택 갈아타기 수요가 이번 규제완화로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래절벽이 단번에 해소되기에는 고금리, DSR 규제 등 매수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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