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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규 세븐미어캣 대표. 사진=김하영 기자 |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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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요즘 신축 아파트에 들어서면 주차장 통합 관제서비스, 공동현관 통합 관제서비스, 홈 IoT(사물인터넷) 등 주거 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주는 다양한 기능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그만큼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는 이같은 첨단 주거편리 기능과 시설과는 거리가 멀어 입주민들이 최신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동기로 작용한다.
세븐미어캣은 사물지능융합기술(AIoT)을 활용해 세상을 연결하는 도전에 나선 스타트업이다. 그 1차 도전의 사업이 아파트 안에 있는 주차장부터 아파트 안의 모든 시설과 커뮤니티까지 연결시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4월 탄생한 세븐미어캣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주차관제 시스템과 아파트 전용 앱을 통해 O2O(온ㆍ오프라인 연계) 생활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주명규 세븐미어캣 대표이사는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오면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가 등장했고 그 수는 점점 많아지면서 또 다시 세상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지켜만 보고 싶지 않아서 도전하게 됐다"고 창업 계기를 소개했다.
주 대표는 가장 먼저 주목한 대상은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고 쉬는 순간이자 공간인 주차시설이었다. 즉, 자동차를 통해 한 사람의 생활 습관을 파악할 수 있고, 자동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 주차장이라고 파악해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것이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경기도 한 아파트에서 오전 7시에 주차장을 나갔다가 오후 8시에 들어오는 자동차의 소유주는 규칙적인 삶을 사는 사람임을 유추할 수 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출근 시간은 오전 9시, 퇴근 시간은 오후 6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자동차의 연식, 파손 여부까지 파악하면 자동차를 사용하는 사람의 다양한 생활 데이터를 얻는 게 가능해진다.
주 대표는 사업 아이템 실현을 위해 사물인터넷(IoT) 전문가인 친동생 주호규 세븐미어캣 IoT사업본부 총괄이사와 머리를 맞대고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할 IoT 주차관제 시스템 제작에 돌입했다.
또한, 어떤 주차 차단기에도 AI 센서와 카메라 등 소프트웨어를 쉽게 장착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단순한 구성의 IoT 기기지만 많은 주차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주 대표는 "12세 정도 수준의 인식ㆍ연산 능력을 가진 AI가 탑재돼 있는 주차관제 시스템이 주차장을 드나드는 자동차의 앞과 뒤, 양 옆면의 사진을 찍고, 차종ㆍ색깔ㆍ오염도ㆍ파손도 등 다양한 정보를 추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정보를 가공해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생기는 행동 데이터와 융합연결함으로써 아파트 관리실과 입주민의 주차 관리 편의를 돕는 등 주차 시스템의 기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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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적용된 세븐미어캣 IoT 시스템. 사진=세븐미어캣 |
세븐미어캣은 더 나아가 자동차를 통해 얻은 생활 데이터를 아파트·주변상권까지 연계했다. 가령, 세차가 필요하다면 세차 서비스와 연결을, 파손된 부분의 수리를 원한다면 카센터 정보를 제공해 차량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물의 집합 솔루션이 바로 세븐미어캣의 아파트 앱이다. 세븐미어캣의 아파트 앱은 아파트 입주민 전용 앱으로, 공동현관 출입부터 아파트 주차 방문등록 등 기능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앱 하나로 아파트 단지 내 불법주차를 예방하고, 주차장공간 관리도 효율성 있게 수행할 수 있다.
앱은 아파트 입주민 간 의사소통 창구 역할도 한다. 비용 처리를 비롯한 모든 의사 결정을 돕는 전자투표 기능이 있어 불투명한 비용 처리로 생기는 입주민들 간 갈등을 사전에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븐미어캣 아파트 앱의 특징은 아파트의 요청에 맞춰 특정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영장·헬스장 등 아파트 시설 예약ㆍ결제부터 아파트 주변 맛집, 병원ㆍ약국 등의 정보를 추가할 수 있고, 주민간 중고물품거래, 중고차 거래 기능도 가능하다.
세븐미어캣의 기술력은 실용성과 편리성에서 높이 평가받았지만, 창업 초반인 3년 동안에는 초연결 솔루션의 생소함 때문에 사업투자를 받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다행히 포기하지 않고 기술력을 믿고 버텼던 주명규 대표에게 투자자들이 사업성을 인정하고 손을 내밀면서 세븐미어캣은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기를 극복한 세븐미어캣은 서울 길음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첫 솔루션 설치 수주를 따냈고, 아파트 앱의 우수성이 주변 아파트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업 확대로 이어졌다. 세븐미어캣의 초연결 솔루션을 채택한 아파트 단지는 현재 전국의 25곳에 이른다.
세븐미어캣은 솔루션 서비스들이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지원해 ‘E(Environmentㆍ환경)’를, 지역과 상생하는 의미에서 ‘S(Socialㆍ사회)’를, 아파트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구성원간의 화합을 이끌 수 있도록 만들어 ‘G(Governanceㆍ지배구조)’의 가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명규 대표는 "세븐미어캣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파트단지를 100곳까지 늘려 국내 서비스를 더 고도화시킨 뒤 본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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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 아파트 단지에 적용된 아파트 전용앱 화면. 사진=세븐미어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