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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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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스텝’ 단행…금리 인상 속도 완화에도 부동산 한파 여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8 12:58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 유지 전망…속도는 ‘완화’



매수 심리 회복 쉽지 않아…"내년 여름까진 하락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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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완화에도 얼어붙은 국내 부동산 매수 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 연준의 속도조절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조절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으나 그간의 인상 기조는 유지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내년 국내 부동산 시장 한파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아파트값 하락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확대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미 연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 기준금리가 4.25~4.5%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직전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멈추고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인상 속도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내년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한 만큼 국내 부동산 매수세 회복 가능성은 희박해진 상황이다.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말 최종 금리 수준은 5~5.25%로 제시됐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82%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연내 주담대 금리가 연 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이 여전한 상황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신규 수요자는 물론 기대출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리 인상 영향은 내년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로는 시장이 횡보하는 형태가 나타나거나 소폭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매수를 관망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집값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559건으로 처음으로 600건 이하를 기록했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 역시 지난 7월 100 이하로 떨어진 이후 지난 10월에는 80.7까지 낮아졌다.

거래량이 급감하다보니 집값 하락세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이 월별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2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또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 하락 폭은 -1.34%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2월(-1.39%) 수준에 근접했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1월부터 11월까지)도 누적 4.79%가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아파트값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3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매매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임대차 시장 역시 전세가격이 매주 하락하고 있다. 올해 전국 아파트 전셋값(1~11월 기준)은 5.23%, 서울은 5.58% 하락하는 등 지난 2003년 조사 이래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에도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과 역전세 우려 등에 따른 월세 전환이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지역은 전셋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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