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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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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재건축 ‘안전진단’ 문턱 낮아진 목동을 가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1 14:11

지구단위 계획 결정 예정…13개 단지 재건축 눈앞



정부 의지 있어 재건축 사업 속도 붙을 것



금리상승·부동산 침체로 거래절벽은 여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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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가려있는 서울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숙원 사업으로 여겨졌던 재건축에 한걸음 더 다가간 느낌입니다. 주민들 반응도 대체적으로 좋습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나 가격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늘 것 같지는 않습니다."(30대 남성 목동 주민 A씨)

1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노후 아파트 단지 밀집 지역인 서울시 양천구 목동 주민들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침체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는 체념한 모습이었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안전진단 문턱을 크게 낮춘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이 50%에서 30%로 줄어들고 주거환경과 설비노후도 점수 비중은 각각 현행 15%·25%에서 30%로 높아졌다. 재건축 판정 점수 개정으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 점수는 45∼55점으로 축소되며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면 의무적으로 받아야만 했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 또한 지자체 요청 시에만 시행돼 사실상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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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신시가지4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 목동, 안전진단 완화 방안 수혜 지역?

목동신시가지는 1~14단지 중 6단지만이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중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9·11단지를 제외한 약 2만3000가구의 나머지 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 적정성 검토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을 앞두고 있었다. 1~5·7·10·13·14단지는 2차 안전진단 절차 중 보완서류를 내지 않아 사업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1차를 통과한 8·12단지는 낮아진 2차 문턱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이 때문에 목동은 재건축을 앞둔 서울 대단지 중에서도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의 가장 큰 수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주민들은 향후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헌 목동아파트재건축준비위원회 연합회장은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 인해 소급 적용이 가능하게 됐고 1월에 나올 국토부 지침에 맞춰 진행한다면 좋은 소식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합회장은 이어 "확실히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구단위 계획이 결정 고시를 앞두고 있어 그 이후에는 단지별로 진도를 나가면 된다. 몇 달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정부 또한 의지가 있는 것 같아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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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신시가지5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 기준 완화와 목동 부동산 시장 활성화는 "무관"

반면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도 불구하고 목동 부동산 시장에 반등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올해 하반기 목동의 부동산 거래량은 이미 지난달 지구단위계획안이 가결되는 등 호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5건에 그치면서 매수 심리가 실종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로 인한 효과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주는 영향은 없다고 해석했다.

목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안전진단 기준 완화와 목동 부동산 활성화는 무관하다. 발표 전과 마찬가지로 거래 또한 전무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집값에 있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목동 부동산 시장은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목동은 실거주자들이 와야 하는 상황인데 가격이 많이 올라갔고 연식도 오래되다 보니 거래를 원하는 사람이 없다. 결국 문제는 가격과 금리인데 수요자들이 목동 부동산에 투자할 의지 자체가 없다 보니 문의마저 없다"며 탄식했다.

전문가들 또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는 목동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에 대해 "과거 안전진단에 통과하지 못했던 단지들에게는 호재겠지만 개별적인 호재 수준에서 멈출 것이고 목동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기대감이 커진 탓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고 당장 재건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어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것은 목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금리가 떨어져야 하고 집값 또한 조정이 필요하다. 수요자들은 지금보다 30% 더 낮은 가격을 생각하고 있다. 집값이 많이 올랐던 부분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매수자들이 움직일 것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 나오더라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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