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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이자 올 연말 청약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인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 성적이 나왔다. 지난 6일 진행된 일반공급 1순위가 전 타입 미달 없이 마감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예상보다 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탓에 향후 분양 시장에서 청약 수요 심리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공급 1순위 당해지역(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은 총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3.7대 1로 마감했다.
전용면적 29㎡ 5가구 공급에 64명이 몰리며 12.8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고 84㎡A 209가구 공급에 1968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9.42대 1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39㎡A는 541가구 모집에 560명이 접수해 1.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 가운데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일명 주방뷰 논란이 불거졌던 84㎡E 563가구 모집에도 1512명이 몰리며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분양가는 13억원 수준으로 중도금 대출이 불가해 청약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실제 청약에는 전용 84㎡(A~H) 총 1237가구 모집에 5005명이 몰리면서 전 타입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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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 포레온 투시도. 포애드원 |
◇ 올해 서울 분양 중 최다 접수 건수…"나름 선방"
업계에서는 일반공급 1순위보다 하루 먼저 진행된 특별공급에서 일부 유형이 공급물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청약 성적 저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일반분양에 1만3000명 이상 몰리면서 나름 선방했다고 분석하는 분위기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서울 분양 단지 중 청약 통장이 제일 많이 접수된 것"이라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성적이면 선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포애드원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1순위 청약 접수 건수는 올해 서울시에 분양한 총 15개(지난 5일 기준) 단지 중 최다 수준이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 단지들의 1순위 청약접수 건수가 평균 2700여 건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청약 기록인 셈이다.
금리 인상에 집값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해까지 분양 시장을 좌우하던 로또 청약이 사라지자 투기 수요가 빠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또 청약을 노리기보단 입지와 단지 특성을 고려해 당장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 당첨되면 차질 없이 계약까지 진행할 수 있는 수요자들 위주로 접수했다는 것이다. 내년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분양 시장 역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2년 실거주 조건, 8년 전매제한 등 제약이 많았음에도 아껴뒀던 청약 통장을 썼다는 건 실제 계약까지 진행하겠다고 결심한 실수요자가 대부분 접수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전 타입 마감이 성사됐기 때문에 계약까지는 크게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완판 무난 예상되지만…향후 시장에는 악영향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계약은 완판될 수 있지만 평균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은 한 자릿수대에 그친 점은 향후 분양 시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둔촌주공 예상 청약 경쟁률을 20대 1까지도 보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분양 시장 가늠자로 여겨졌던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게 집계되면서 무주택자들의 청약 심리가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경쟁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건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수요자들도 둔촌주공 청약 결과를 토대로 ‘지금은 매수할 시점이 아니구나’하고 판단하고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분양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등 답을 찾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