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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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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전용차로 BRT, ‘S’ 붙이고 ‘땅 위 지하철’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5 14:04

기존 BRT, 안전도 이윤도 잡지 못해 ‘유명무실’ 지적



정부, S-BRT 핵심기술 연구성과 및 지자체 도입방안 토론



태그리스·우선신호·폐쇄형 정류장·굴절버스 등 기술 발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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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정거장에서 도담동 도램마을로 가는 세종 BRT.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땅 위의 지하철’이라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Bus Rapid Transit)가 단순 중앙버스전용차로 수준의 서비스에서 ‘S’를 붙이고 본래 취지에 맞는 선진 대중교통시스템으로 탈바꿈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BRT보다 정시성이나 신속성 등이 상향된 고품질 BRT인 ‘Super-BRT’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성과가 6일 공개된다.

앞서 BRT는 도시철도보다 저렴한 비용과 효율성 높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서울과 경기, 세종 등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2004년부터 체계를 갖춰왔다. 그러나 대부분 중앙버스전용차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돼 실효성이 의심받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안전도 이윤도 잡지 못하는 BRT시스템에 대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청라-강서 BRT는 지난 2020년 9억8000만원, 2021년 12억1000만원, 올해는 8월까지 8억6000만원의 운영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년 큰 적자를 유지했다.

BRT는 교통사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인천의 BRT 교통사고는 총 208건으로 매년 50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신호위반 및 차선위반으로 인한 사고가 많았다. 이는 보통 상대 차량이 일반도로에서 BRT전용차로 쪽으로 끼어들거나 불법좌회전을 하는 등 BRT의 온전한 전용차로를 확보하지 못한 부분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BRT가 ‘땅 위의 지하철’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안전도, 이윤도 확보하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S-BRT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S-BRT는 여타 신교통수단과 비교해도 공사기간이 짧고, 경제성이 높은 교통수단이라는 분석이다.

김재훈 대광위 광역교통도로과장은 "이번 S-BRT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향후 여건을 갖춘 모든 지자체에 지하철 수준의 정시성과 쾌적성 등을 제공하는 친환경 고급 BRT 시스템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가 발표하는 S-BRT 기술의 핵심은 △태그리스 시스템 △우선신호 △폐쇄형 정류장 △양문형 굴절버스다. 태그리스 시스템은 승객이 승하차 시 하이패스처럼 태그 없이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요금을 결제하는 기술이다. 이렇게만 해도 승하차 시간을 확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현재 버스와 별반 다를 것 없는 BRT의 교통신호체계와 달리 교차로, 신호 등에서 우선신호를 받고 정체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이 발전하면 향후에는 지하철처럼 정거장에서만 정차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대량수송이 가능토록 굴절버스 도입과 냉난방 설비 및 미세먼지 저감장치 설치 등이 가능한 폐쇄형 정류장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현재는 지난 2020년1월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인천계양·부천대장 S-BRT, 인천 S-BRT, 성남 S-BRT, 창원 S-BRT, 세종 S-BRT 5개 사업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

사업유형은 연계환승형과 도심간선형으로 구분된다. 연계환승형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주요 간선급행망이 구축된 지역에 GTX 등과 밀접하게 연결·환승이 가능한 내부순환형 S-BRT로 3기 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와 부천 대장지구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도심간선형은 주요 간선급행망이 부족한 도시에 간선망 역할을 하게 된다. 창원 S-BRT와 성남 S-BRT는 기존 도로를 개량하고, 인천 S-BRT는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과 연계, 세종 S-BRT는 전기굴절버스 도입 등 고급화 사업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유소영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실장은 "대중교통 이용자의 편의성 향상이 우선이다. 특히 교통수단 간 환승 시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술개발과 도입 이유에 있다"며 "또한 태그리스 서비스로 인해 안전한 버스 승하차 및 이동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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