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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양정역세권 공공주택지구 부지와 인접한 진접2 공공주택지구 공사 부지. 사진=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도심은 모르겠지만 외곽이나 남양주까지는 안 갈 것 같은데요? 지하철역이 가까운 것도 아니라서 출퇴근에 어려움이 있을 듯 합니다."(30대 남성 무주택자 A씨)
4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50만 가구 공급 계획’의 일환으로 서울 도심권과 수도권에 총 3125가구가 연내 공급될 예정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공공주택 50만 가구 공급 계획은 주택 공급을 늘려 청년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대표 부동산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의 공공주택은 ‘나눔형·선택형·일반형’ 등 3가지로 유형으로 구분된다. 특히 물량의 80%가 청년 및 신혼부부에게 배정되는 나눔형 주택에 2030세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을 합친 나눔형 주택은 인근 시세 70% 이하 분양가로 공급되며 5년간 의무로 거주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80%까지 허용된다. 특히 고금리 시기에 최대 5억원을 연 1.9~3.0% 금리로 최장 40년간 빌릴 수 있어 목돈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의무거주기간 이후 매매 시 시세차익 70%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집값 하락 시에도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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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입주가 예정돼있는 서울시 강동구 강일동 고덕강일3단지아파트 나눔형 공공주택 부지. 사진=김다니엘 기자 |
◇ 고덕강일, 강남4구이긴 한데…
하지만 시장에선 일부 공공주택 부지가 청년층들의 직장이 밀접해있는 광화문·강남·여의도 핵심상업지구와 직주근접이 좋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입주가 예정돼있는 서울시 강동구 강일동 고덕강일3단지아파트는 버스와 지하철 환승을 통해 9호선 신논현역까지 약 1시간, 여의도역까지 약 1시간 10분가량 소요된다. 시간상으론 얼마 걸리지 않는 것 같으나 환승에서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
특히 고덕강일3단지아파트 부지는 ‘강남 4구’라고도 불리는 강동구에 있지만 경기도 하남시와 맞닿아있을 정도로 외곽에 위치해있다. 또 가장 인접한 지하철역인 5호선 강일역과는 도보로 30분 이상 소요돼 역세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강동구 외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자차를 이용한다고 해도 대중교통 이상의 소요시간이 예상된다.
강일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9호선이 고덕강일3단지아파트 근처로 연장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조차 도보로 가능한 거리는 아닐 것이기에 강남·여의도 출퇴근은 지하철·버스 환승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역세권이라고?…강남권까지 환승 최소 2~3회
경기도 남양주시 양정역세권 공공주택지구 부지 또한 직주근접이 좋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양정역세권 공공주택지구 부지에서 가장 가까운 경의중앙선 양정역까지는 도보로 약 12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신논현역까지는 약 1시간 10분, 여의도역까지는 약 1시간 20분 이상이 소요되며 환승도 2~3회 해야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배차간격이 늘어지면 출퇴근 시간이 더 길어진다. 여의도까지 거리 또한 34km에 달해 자차를 이용한다고 해도 교통 체증이 빚어지는 출퇴근 시간에는 대중교통 이상의 시간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강남 및 여의도 출퇴근권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삼패동 내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양정역세권 공공주택지구는 양정역과 인접해있다. 같은 남양주 내 진접2 공공주택지구 인근에도 완공에 맞춰 4호선 별내별가람역과 오남역 사이 풍양역이 지상철로 개통 예정이며 9호선도 연장될 것이기 때문에 남양주 전체 교통편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직주근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교통편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삼패동은 경기도 외곽에 위치해있다. 강남·여의도권으로 출퇴근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진다. 또 공공주택 대량 공급으로 김포골드라인과 공항철도처럼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3~4대 보내는 일이 다반사가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두고 어쩔 수 없음을 시사했다. 김재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에는 빈 땅이 없어 이보다 좋은 대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때문에 대부분의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이 경기도 외곽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의 실수요자는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이라며 "서울 외곽으로 나간다고 하더라도 가구 수만 높이는 계획보다는 실제 그들이 살만한 집을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