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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계란값 꿈틀…'금란(金卵)' 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2 06:16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농가로 늘어나자 수급난 우려
가격 상승에 식품·유통사 물량확보 움직임 사태 주시
농식품부 "아직 공급차질 없어"…악화 대비 수입 추진

연합

▲지난달 28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달걀.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시중에 판매중인 계란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산란계 농장으로 확산되면서 ‘가격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축산업계에 따르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전국 가금농가에 AI 발생 빈도가 빨라지면서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경북 예천군 오리 농장을 비롯해 현재까지 AI확진 농가는 전국에 총 27곳으로, 이 가운데 피해 산란계 농장도 7곳으로 육용오리 농장(10건) 다음으로 많았다.

문제는 12월 시작과 함께 전국에 갑작스런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온도가 뚝 떨어지면서 AI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그만큼 AI 피해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통상 날씨가 추워지면 중부권에 머물던 철새가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며 AI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산란계 농장의 피해가 늘어나면서 감염 산란계의 살처분에 따른 생산가담수(계란을 낳는데 가담되는 닭 마릿수)의 감소로 이어져 당장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계란 공급량 감소의 반작용으로 계란을 확보하려는 기업과 개인 소비자의 수요가 몰릴 경우 ‘금(金)란 대란’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000원대 후반을 유지하던 특란(30개) 1판 소비자가격은 그해 11월부터 전국 산란계 농장이 줄지어 AI 확진되며 12월 6000원대 초반까지 올라갔다.

올 들어서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4월 중순부터 7000원대까지 치솟은 뒤 10월까지 6500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AI확산 여파로 지난달 30일 기준 6743원으로 상승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현재 생산가담수는 7200만 정도이며, 하루 평균 달걀 생산량도 약 5600만개로 준수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초 정부가 살처분 범위도 기존 3㎞에서 최대 1㎞로 완화 적용해 생산 부담도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현재 강원·경상·전라 지역 등 전국에서 AI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추후 계란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AI 확산과 산란계 농장 피해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과 계란을 원부자재로 사용하는 대다수 식품업체들도 계란 물량 확보에 힘 쏟는 동시에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살처분으로 감소한 사육수도 평균 수준으로 회복했다"면서 "날이 추워지면 AI가 더욱 빠르게 퍼지는 경향을 감안해 향후 1∼2주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0월 이후 현재까지 살처분한 산란계, 육계 수가 각각 전체 사육마릿수의 0.9%(68만 마리), 0.8%(73만 마리) 수준으로 소수에 그쳐 물량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계란 수급이 악화될 경우 신선란을 직접 수입하거나, 국내 생산기반 회복을 위해 산란계 병아리·종란 수입도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또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수급조절 협의회를 통해 산란계 농가와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살처분 농가의 경영재개를 목적으로 보상금을 조기 지급하고 재입식 자금 등을 지원하겠단 계획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통상 AI가 발생한 농가들은 살처분 이후 수익 규모가 크게 줄거나, 수단 자체가 사라진다"면서 "특히, 생계 보장 측면에서 재입식 자금이 해당 농가들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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