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새로운 사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를 단순 제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충전, 렌탈, 재활용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는 ‘서비스형 배터리(BaaS)’ 분야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는 편의성을 높이고 기업은 자원 재활용 등을 통해 새로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BaaS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영역은 배터리 대여와 진단 사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렌터카 회사와 손잡고 배터리 대여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롯데렌탈과 전기차에 대한 상시 진단 및 평가인증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안전 상태와 미래 퇴화도 예측 정보 등을 종합해 인증서를 발급하면 롯데렌탈이 진단 내용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식이다.
SK온은 SK렌터카 등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주행 및 충전 이력,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관리 서비스를 지난달 출시했다. SK온은 지난해 11월 ‘EV 인프라(Infra)’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터리 진단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2월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와 손잡고 중고 전기차에 대한 배터리 수명, 가치 측정 인증 서비스도 시작했다.
배터리 충전도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배터리 기업이 직접 뛰어들기보다 그룹 계열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SK㈜에서 인수한 전기차 배터리 충전기 제조사 SK시그넷과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두 기업은 전기차를 충전하면서 충전기로 배터리 잔여 수명을 확인하는 진단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LG전자도 GS칼텍스와 전기차 충전소에 특화된 통합 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GS칼텍스와 배터리 안전진단 서비스를 추진하는 만큼 충전소 사업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도 BaaS에서 주목받는 분야다. 노후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재사용하거나 폐기한 뒤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재활용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 가파른 성장이 전망되는 영역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폐배터리를 활용한 재활용 시장 규모가 지난 2025년 3조원에서 2040년 8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기업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업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 등이 앞다투어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라 다 쓴 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해 다시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는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폐배터리를 자원화하는 움직임에 따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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