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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 25일 열린 위믹스 상장폐지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울먹이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대표 토종 코인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던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WEMIX)가 결국 다음달 8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위메이드는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의 전망은 싸늘하다.
◇ 위믹스 폭락에 주가까지 ‘날벼락’…위기의 ‘위메이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협의체인 DAXA(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가 위믹스(WEMIX)의 거래지원을 종료하겠다고 24일 공표한 후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거래소 퇴출 소식 직후 위믹스의 거래 가격은 종전 대비 약 75% 빠졌고, 코스닥 상장사인 위메이드와 자회사 위메이드맥스의 주가도 지난 25일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했다.
위믹스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글로벌 가상자산이다. 위메이드가 개발한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에서 활용된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게임, 디파이 사업 등을 야심차게 벌여왔다.
DAXA는 위믹스 퇴출 이유로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을 꼽았는데, 위메이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들조차 유통량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가이드라인이 없는데다,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이후 소명 절차를 성실하게 밟았다는 설명이다. 또 위믹스 외에 다른 코인들은 유통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어 위믹스만 거래지원을 종료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이튿날인 2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번 결정은 여러 모로 부당하다"라며 "일단은 거래소에 대해 위믹스 상장폐지 무효화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울먹였다.
장 대표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전면전도 예고했다. DAXA 측의 ‘깜깜이식’ 상폐 결정에 업비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장 대표는 "앞으로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업비트와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왔는지 낱낱이 공개할 것"이라며 "일단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가처분 신청에 집중하고, 이후 형사상 책임을 물릴 수 있다면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 "위믹스 중심 축은 글로벌…사업 영향도 제한적"
위믹스에 발발한 불이 위메이드 그룹사 전체에 옮겨붙은 모양새지만, 장 대표는 국내 거래소의 이번 결정이 회사 사업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다음달로 예정된 미르M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나 위메이드플레이가 준비 중인 캐주얼 게임, 소셜 카지노 게임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위믹스는 이미 사업의 축이 글로벌로 가 있다"며 "국내 거래소에 위믹스가 상장이 됐는지 안됐는지는 사업에 중요한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현국 대표의 과도한 자신감이 화를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장 대표는 거래소 상폐 결정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위믹스가 상장폐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수차례 단언한 바 있다. CEO(최고경영자)의 이같은 발언은 마치 위믹스 상장 폐지는 하지 않는 쪽으로 거래소들과 이야기가 끝난 듯한 시그널을 줄 수 있고, 자율규제에 나서고 있는 거래소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투자자들에게도 ‘위믹스는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DAXA의 자료요청에 성실하게 응했기 때문에 (투자유의종목 해제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지겠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