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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종가가 판매하는 수출용 맛김치. 사진=대상㈜ |
김치의 날은 지난 2020년 정부가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법정 기념일(11월 22일)로, 한국 외에도 미국에서만 메릴랜드 등 총 8개주에서 김치의 날(KIMCHI DAY)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인의 소울푸드였던 김치가 오늘날 세계인의 식품으로 급부상하면서 밥상 터줏대감인 김치의 변천사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김치 소비패턴은 과거와 사뭇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통상 동절기에 접어들면 집집마다 김장하는 날을 정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지만, 최근에는 다양화된 식단과 장바구니 부담 등을 이유로 완제품을 구매하거나 먹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김치산업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017년 43.7%에 머물던 김치를 직접 담그지 않는 가구 비중은 이듬해 46.7%, 2019년 58.3%까지 상승했다. 서구화된 입맛으로 저염 식품 선호도가 증가한 데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패턴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공사 측의 분석이다.
원가 부담으로 국산 김치값도 줄줄이 오르면서 비교적 값싼 수입산을 선택하는 소비자마저 불어났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김치 수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50.9% 늘어난 1701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다행히도 코로나19 발병과 함께 김치가 해외에서 건강식픔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단 평가도 받는다. 2016년 7900만달러에 불과했던 김치 수출실적도 지난해 1억5990만달러까지 2배 이상 훌쩍 뛰었다.
해외시장이 김치 매출 확대를 위한 돌파구가 되자 업계도 제품군 다양화, 진출 지역 확대 등으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상㈜의 포장김치 제조업체 ‘종가’는 현재 미국과 유럽·대만·홍콩 등 총 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포장김치 수출액도 2016년 2900만달러에서 2020년 59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다.
특히, 코로나 수혜로 김치에 익숙지 않은 서구권 역시 현지 소비자가 늘어난 것에 대응해 올 초 미국 LA 지역에 연 2000톤 생산량을 갖춘 공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오리지널 김치 외에도 글루텐프리·비건 김치 등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김치 총 10종까지 제품군을 넓혔다.
대상은 LA공장 설비를 확충해 오는 2025년 미국 식품사업 연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또, 2017년 이래 유럽시장의 평균 김치 수출 물량이 20% 이상 오르는 등 성장세가 가파른 점을 고려해, 폴란드에 유럽 전초기지를 구축하겠단 방침이다.
대상 관계자는 "오는 2024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내년 폴란드 지역에 생산공장 착공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유럽서 2030년까지 연 3000톤 이상 김치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주력 브랜드인 ‘비비고’ 김치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한 필터와 밸브를 용기에 적용해 신선도를 높인 ‘비비고 단지김치’를 내놓거나, 비건 김치인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 상반기 북미시장 수출량만 전년 대비 약 40% 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 내 70여개의 매장 수를 자랑하는 아시안 식품 유통업체 입점도 앞둔 상태다.
풀무원도 올 상반기부터 미국 월마트 400여개 매장에 젓갈김치 납품을 시작하면서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첫 진출 이후 일부 대형마트에 비건 김치를 입점, 판매해온 데 이어 제품군 확장에 나선 것이다. 이에 진출 첫 해 12억에 그쳤던 미국법인 매출도 2020년 100억원을 넘어섰다.
풀무원 관계자는 "김치뿐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출시한 ‘맵치 김치핫소스’도 수출할 계획"이라며 "올해 미국법인의 경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