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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글로벌 재계 거물과 잇단 만남...신사업 협력 기대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7 14:49

빈 살만 왕세자 이어 MS·ASML CEO와 만나 반도체 협력 논의

220614_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네덜란드 ASML 방문 (5)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승진 이후 위기돌파를 위해 글로벌 재계 거물들과 잇단 회동에 나섰다. 총수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만 TSMC와 선두 경쟁을 벌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주 방한하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페터르 베닝크 ASML CEO 등과의 만남을 갖는다.

우선 지난 15일 방한한 나델라 CEO와는 이미 회동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 CEO는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한국 MS 개발자 행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에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나델라 CEO는 이 회장과 지난해에 미국 본사에서 만나는 등 이미 친분이 두터운 관계다.

MS는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군 ‘갤럭시’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MS와 손잡고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왔다. MS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면서 삼성전자가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주요 고객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재계는 두 사람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는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등 다른 주요 그룹 총수와 함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사우디가 670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신도시 건설 계획 ‘네옴시티’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컨소시엄 형태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재용

▲이재용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6월에 방문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ASML 본사에서 반도체 장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베닝크 CEO와 만남도 관심거리다. 베닝크 CEO는 경기도 화성에 건설하는 대규모 ‘뉴 캠퍼스’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5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ASML은 초미세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필수 장비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다. ASML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과 장비 공급을 확대하는 추세에 발맞춰 한국에 재제조센터와 교육센터를 갖춘 ‘뉴 캠퍼스’를 건설하기로 했다. 오는 2025년까지 약 2400억원을 투입한다.

이 회장과 베닝크 CEO간 만남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간 첨단 반도체 장비 도입 경쟁이 있다. ASML이 생산하는 EUV 장비는 7나노미터(㎚) 이하 미세회로를 새길 수 있다. 1대당 가격이 약 3000억원, 최근 개발한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는 6000억원에 달하지만 생산량이 1년에 50여대 수준으로 한정적이라 파운드리 업체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확보한 EUV 장비 수는 TSMC가 100여대 규모로 압도적이다. 삼성전자는 15대 가량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TSMC보다 앞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렌지스터 기술을 적용한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며 공격적으로 기술경쟁을 펼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양산 시점에서 TSMC를 앞서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EUV 장비 공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이 직접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예고한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EUV를 비롯한 첨단 장비가 적기에 공급돼야 한다"며 "ASML은 파운드리 업력이 긴 TSMC와 협력관계가 깊지만 이 회장이 직접 ASML을 설득하며 첨단 장비 공급 계약을 따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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