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서예온

pr9028@ekn.kr

서예온기자 기사모음




롯데免, ‘中보따리상 탈피’ 해외사업 다변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7 08:11

따이궁 매출 의존, 국내실적 한계 극복 나서



시드니·다낭 이어 하노이·창이공항점 외연확대

clip20221116143218

▲롯데면세점이 지난 15일 새롭게 오픈한 베트남 다낭 시내점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면세점 1위 기업인 롯데가 경쟁사들과 달리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롯데가 업황이 완전히 호전되지 않았음에도 해외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것은 시장을 선제적으로 선점하기 위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즉, 롯데가 해외 사업 외연을 확대하는 것은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면세점 시장이 성장세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 진출을 늘려 고객층을 다변화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15일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휴양도시인 베트남 다낭에 시내점을 열었다. 지난 5월 호주 시드니 시내점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해외 신규점 오픈이다. 베트남 기준으로만 살펴보면 2017년 다낭공항점과 2018년 나트랑깜란공항점, 2019년 하노이공항점에 이어 벌써 4번째 베트남 매장이다.

이번 다낭시내점은 베트남 최대 규모(600평)의 면세점으로,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베트남 토산품부터 화장품·주류·주얼리 등 약 200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로써 롯데면세점은 해외 6개국에서 총 13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년엔 베트남 하노이 시내점을 오픈하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그랜드 오픈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처럼 본격적 해외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롯데는 최근 해외 사업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가까이 증가하며 해외 사업 실적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도 약 20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해외사업 실적 회복에 힘입어 3분기 흑자전환했다. 올해 해외 사업에서만 34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매출(5000억원대)의 80% 수준에 해당한다.

롯데면세점의 해외사업 확장은 매출 대부분을 중국 보따리상에게 의존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면세점업체들은 앞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전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많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만큼 황금기를 보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지금은 중국 보따리상이 주요 고객층이 됐다.

업계 내부에선 이르면 내년 5월 중국 정부가 크루즈 등 일부 방법을 통해 봉쇄 정책을 완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아직 ‘제로(0) 코로나 정책’을 완벽하게 거두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실적 회복의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국내를 찾는 동남아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이들의 객단가가 낮아 실적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점도 롯데가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기준 중국 일반 관광객의 객단가는 70만~80만원으로 방한 외국 관광객 중 가장 높다. 이어 일본 관광객이 25만원 내외, 동남아 10만~25만원이다. 외국 관광객의 객단가를 중국와 동남아 두 국가만을 놓고 비교하면 동남아 관광객의 객단가는 중국 관광객의 7분의 1수준인 셈이다.

따라서, 롯데면세점은 외국 관광객이 많은 국가 진출을 늘려 고객 국적 다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신규 오픈한 베트남 다낭은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 중 하나로,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관광시장 정상화시 다낭시내점에서 연간 약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해외 사업 확대는 현지 국가를 찾는 외국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광과 유통 플러스’의 개념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pr902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