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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한강2 콤팩트시티가 조성되는 양촌읍 일대.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정부가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에 ‘역세권 콤팩트시티’를 적용한다고 최근 발표한 가운데 이와 관련한 윤곽이 내년 상반기에 드러날지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지역 민심의 초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역세권 콤팩트시티 내 ‘개발밀도·용도제한 완화 등 관련 지침 개정 추진안’ 용역이 내년 초 완료된다. 구체적 모델보다는 각 입지마다 유형별 적합성 여부에 관한 내용이 담길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강2신도시의 콤팩트시티 조성은 내년 초에 나올 연구용역 개념을 바탕으로 그림이 그려질 예정이다"며 "향후 콤팩트시티도 정부의 ‘先교통 後개발’ 방식에 따라 광역교통을 먼저 수립하고 그에 맞게 도시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갈 것이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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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골드라인 장기역 사거리 5호선 연장 환영 현수막. 사진=김준현 기자 |
◇ 김포 골드라인 이용 시민들…발표 당일 ‘환호’
정부는 지난 11일 경기 김포 마산동, 운양동, 장기동, 양촌읍 일원 731만㎡ 규모 택지에 4만6000가구 규모로 김포한강2 신도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서부지역이 그간 서울과 연접한 지리적 이점에도 광역교통대책이 부족해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이 도심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도시철도 최대 혼잡도를 자랑하는 김포골드라인(양촌↔김포공항)은 2량 경전철 수송력의 한계로 여전히 출근시간대 극심한 혼잡이 발생하는 중이다. 지난 2021년 철도통계연보를 보더라도 두 번째로 혼잡도가 높은 9호선 ‘노량진→동작’(185%)이나 4호선 ‘한성대입구→혜화’(151%)보다도 골드라인 ‘고촌→김포공항’(241%)이 크게 혼잡한 것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발표에 대해 김포 골드라인 이용 시민들은 역마다 ‘서울5호선 김포연장 업무협약체결’ 등 현수막을 걸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13일 기자가 찾은 장기역, 마산역, 구래역 모두 같은 뜻을 보였다. 본래 주변에 신도시가 조성되면 집값 영향을 받아 반대하는 분위기지만 5호선 연장 가능성에 서울 출퇴근 시민들이 반색한 것이다.
장기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이번 발표에선 한강2신도시 조성보다 오히려 장기역이 5호선 연장과 GTX-D 등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더 관심인 것 같다"며 "5호선이 연장되면 지구 중심에서 광화문역까지의 이동시간이 20분 정도 단축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골드라인과의 분산효과를 더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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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콤팩트시티 기본 개념도. 국토부 |
◇ GTX 중심 콤팩트시티 계속 나올 것
콤팩트시티는 철도역 인접 중심으로 첨단 주거시설과 사무공간, 문화시설 등의 초고층 건축물들이 집약한 고밀개발이 핵심이다. 고밀개발은 압축적 도시개발을 위해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여 한정된 토지에 더 많은 건축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다만 국토부는 고밀개발이나 자급자족 인프라를 구축하는 콤팩트시티를 역세권에 연결한 광역교통형 방식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23년까지 콤팩트시티 개념으로 다핵분산형 지정계획을 세우고 역세권 위주로 1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용역을 준비 중인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연구용역은 GTX와 택지개발을 통한 주택공급을 일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며 "서울-수도권 정기적 이동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광역교통 수요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복합역세권 콤팩트시티 구체화에 나서기도 했다. LH는 경기동북부 광역 거점 역세권 형성이 예상되는 지구 내 GTX-B 역세권 개발을 위해 앵커시설 조기 유치, 지역 랜드마크 등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철도·버스·개인형 이동장치(PM)의 대중교통과 UAM(도심항공교통)·자율차 등 미래 교통을 연계할 방안을 고민하고 지하 도시 등의 통합 개발 방안도 연구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도권 서부지역 광역교통망 확충과 관련해 추가 공급물량보단 콤팩트시티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도시 트렌드가 콤팩트시티 개발로 가고 있지만 지속가능성 여부는 분명치 않다"며 불확실성을 지적한 바 있다.
그렇기에 콤팩트시티 조성 첫 단추를 끼운 한강2신도시의 구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외부 위협 상황과 달리 현재 우리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콤팩트시티를 추진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은 충분히 해볼 만 하다"며 "향후 콤팩트시티 구축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면 서울 등 기존 도심의 재정비에도 도입될 여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