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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공급망 재편 과도기...기회 잡은 K-배터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8 15:07

미국 시장 선점 효과 기대...북미 배터리 공급망 재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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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중국 중심으로 짜여있던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망이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핵심 광물과 소재를 조달하고 생산 시설을 세우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앞서 북미 지역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고 독자적인 생산시설을 건설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3사는 미국 시장에 이미 생산거점을 마련한 상황에서 IRA 시행에 따른 선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사는 IRA에 대해 일제히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는 진리가 정확히 통하는 대목"이라며 "(IRA는)LG에너지솔루션에는 굉장히 좋은 사업 기회"라고 진단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IRA 관련 미국 친환경 정책이 가속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진숙 SK온 배터리경영전략실장은 "미국 IRA로 현지 투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SK온은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즉각 대응할 수 있고 IRA 발표 이전부터 현지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확충해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년 내 연 매출 3배 이상 성장, 영업이익률 두자릿수 달성을 목표로 북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합작법인(JV)인 얼티엄셀즈를 세운 제너럴모터스(GM)를 시작으로 스텔란티스, 혼다 등 주요 완성차동차 업체와 미국에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있다. 오는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생산능력은 약 260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포드,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합작공장을 세우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핵심 원재료를 북미에 현지화하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비롯한 핵심 소재부터 니켈과 리튬, 코발트 등 광물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호주와 칠레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 정·제련 업체와 손을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5년 내 북미 및 미국 FTA 체결국을 포함한 현지화율을 양극재 63%, 핵심광물 72%까지 높일 계획이다.

반면 중국을 발판으로 세계 1위로 성장한 닝더스다이(CATL)는 IRA에 따른 비용 상승을 우려해 북미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전기차 성장세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국내 업계가 중국 기업을 시장점유율에서 추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북미 지역은 중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 3대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IRA가 도입되며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33% 성장세가 전망된다. 같은 기간 유럽과 중국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26%, 17%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현저한 속도로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IRA 발표 이후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프로젝트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망 측면에서 중국 기업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했음은 분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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