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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업계 연말 장사 ‘울상’...카타르 특수 물 건너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7 15:03

삼성·LG 3분기 TV 사업 나란히 적자...4분기 적자폭 확대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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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22년형 네오 QLED 8K TV’ 제품 사진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TV 업계가 전통적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도 울상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타고 나타난 보복소비가 사라진 상황에서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겹치며 불어닥친 한파가 가실 줄 몰라서다. 카타르 월드컵 등 스포츠 경기와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한 판촉 행사가 올해에는 수요 회복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TV 제조사 두 곳은 올해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서 TV를 담당하는 VD사업부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영업적자가 약 35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TV 사업에서 적자를 봤다. LG전자에서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554억원을 봤다. 올해 2분기 손실인 170억원에서 규모가 더 커졌다.

올해 4분기에도 시장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4분기 TV 사업 적자 규모가 약 65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요 둔화로 매출 확대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경쟁이 심화하며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당초 TV 업계는 시장이 올겨울 카타르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 등 행사를 거치며 반등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왔다. 실제 LG전자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4분기 유럽 TV 시장 수요는 수량 기준 5% 성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실내에서 TV를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럽은 북미 지역과 함께 LG전자가 주력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반 TV 수요가 높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가전 판매가 급감한 상황이다.

하지만 연말에도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세계 TV 출하량 전망치로 5696만대를 제시했다. 전분기보다 10.8% 늘어나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3.5% 감소한 수준이다. 역대 4분기 기준으로도 가장 작은 규모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TV 출하량은 1년 전보다 3.8% 줄어든 2억2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낮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세계 TV 출하량 전망치를 2억479만대로 추산했다.

제조사는 연말 성수기 시즌에 대응하고 상반기 부진을 일부 만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마케팅을 시작했다. 하지만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마케팅을 확대할 경우 비용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시장에서 대형 스포츠 경기와 소비 행사가 겹치며 수요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올해 3분기가 이미 너무 안 좋았던 터라 기대가 꺾였다"며 "다만 프리미엄 중심 성장세는 지속할 것으로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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