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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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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바이오 '신약개발 해외거점‘ 늘리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1 17:33

한미약품, 美 이어 스위스 바젤에 두 번째 이노베이션센터 개설
유한양행 美바이오혁신센터 운영, 대웅제약 印尼 R&D역량 확보

바젤이노베이션파크

▲스위스 바젤에 있는 ‘스뮈스 이노베이션 파크(SIP)’ 전경. 사진=한미약품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주요 전통 제약사들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제약바이오산업 중심지에 글로벌 거점을 확보하는데 힘쏟고 있다.

오랜 역사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했던 우리 제약업계로서는 미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해외 빅파마(다국적 제약사)·스타트업과 네트워크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스위스 바젤에 있는 스위스이노베이션파크(SIP)에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센터를 구축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한 제약사가 단독으로 신약을 개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 스타트업, 제약사가 자신의 기술을 서로 공유하고 신약 발굴부터 상용화까지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미래 신약 개발을 위한 업계 트렌드이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내수시장에 주력해 오던 전통 제약사들이 해외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설립과 기술·정보 네트워크망 구축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위스 바젤은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2위 제약사인 로슈, 4위인 존슨앤존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1위를 다투는 론자 등 글로벌 제약사와 700여개 바이오 벤처기업이 모여있는 유럽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이다.

한미약품은 3만1000여명의 산학연 연구인력이 상주하는 바젤에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정보를 획득하고 기술제휴 기회를 모색하며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미국 보스턴 ‘캠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에 한미약품의 첫 해외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이번에 해외 2호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한 것이다.

보스턴 CIC는 ‘바이오산업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곳으로 7500여개 글로벌 빅파마·바이오텍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한미약품 외에 유한양행·대웅제약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과 협력해 보스턴 CIC에 바이오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미국, 유럽을 넘어 동남아 지역 거점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12년 선도적으로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국립대학교(UI)를 핵심 파트너로 삼아 UI 약대 교수와 공동연구, UI 장학생 초청 한국연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은 동남아지역 최대 의약품시장인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연구·생산 인적자원에 주목하고 인도네시아를 거점국가로 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서울에서 개최한 ‘2022 글로벌 바이오파마 플라자’에서 인도네시아 보건부 제약국장은 "인도네시아 제약시장이 지난해 한 해에만 전년대비 46%나 급성장했다"며 한국 제약사들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하기도 해 대웅제약의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선진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만 미국에 비해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이 상대적으로 미비하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는 신흥 의약품시장인 ‘파머징’(의약을 의미하는 Pharmacy와 떠오르다는 의미의 Emerging의 합성어) 시장으로 불린다"며 "우리 기업의 현지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외교적 노력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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