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이젠 관리의 시대' 우리금융지주, CEO 안정 중요해졌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26 17:21

'사상 첫' 연간 순이익 3조 클럽 눈앞

은행 선전 속 비은행 계열사도 '양호'



부동산PF 부실 등 비은행권 불안 속

공격경영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연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번 실적은 사실상 은행 비중이 80%에 달하는 우리금융지주에는 예고된 성과와 같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증권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같은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점도 증권사 인수를 기다리는 우리금융지주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이처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는 어느 때보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지배구조 안정성, 경영 연속성 등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 3분기 누적 순이익 21% 증가...순이익 3조 클럽 가시화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올해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까지 거둔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작년 연간 순이익(2조5879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로, 이러한 기세라면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 사상 첫 순이익 3조 클럽을 달성하게 된다.

우리금융의 호실적을 이끈 것은 단연 이자이익이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6조3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과 적극적인 조달비용 관리에 힘입은 것이다. 수수료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2710억원이었다. 다만 3분기 비이자이익 감소 폭이 컸다는 점은 아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까지 거둔 누적 비이자이익은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 평가 손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화폐성 환차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한 9155억원에 그쳤다.

2022102601000940300041502

▲우리금융그룹 순이익 추이.(자료=우리금융)


계열사별로 보면 그룹의 맏형 격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대부분 자회사들의 실적이 작년보다 성장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에도 우리금융지주 내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는 평가다. 실제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3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우리카드 역시 1년 전보다 2.7% 증가한 179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금융캐피탈은 경기하락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3분기 누적 순이익 1673억원을 시현했다. 1년 전보다 30.1% 늘어난 수치다.


◇ 리스크 관리 중요성 부각...M&A 관망세 유지


이렇듯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CEO의 리더십을 실적으로 증명한 가운데 내년 경영전략으로 공격적인 M&A보다 내실경영, 리스크 관리 등을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손 회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에도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실 경영에 집중해 경기 불확실성 해소시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기초체력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금융을 이끄는 CEO로서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당면한 과제에 더욱 큰 갈증을 느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fgssg.jpg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실제 우리금융지주는 내년에도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들을 적극 관리하는 등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계속해서 검토 중이기 때문에 자본비율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금융은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 10.9%로 전분기(11.1%)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원화약세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전분기 대비 5.6% 증가한 영향이다.

최근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 PF 부실화 가능성이 대두된 점도 우리금융지주의 M&A 행보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자칫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위해 무리하게 증권사를 인수했다가는 부동산 PF 부실 등이 그룹 전체의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리더십이 검증된 인물이 안정적으로 금융그룹을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룹의 향후 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중장기적으로 금융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경영 연속성, 안정성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가 공격적으로 계열사를 인수하기에는 자금시장 경색 등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너무도 좋지 않다"며 "자금시장에 비상등이 켜진 현 상황에서는 CEO의 경영 연속성,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ys106@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