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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내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여파로 국내 금융 산업이 정체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가계부채, 한계기업, 부동산PF 등 취약부문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금융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6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저성장이라는 ‘3고 1저’ 환경 속에서 금융업의 성장성, 수익성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금융업의 업황 정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불확실한 거시환경이 부각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취약부문의 리스크 우려도 점증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규제혁신 추진으로 업권을 넘나드는 경쟁이 심화하고, 제판분리 등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가 촉발되는 점도 내년 금융업에 놓여진 변화로 꼽힌다.
업권별로는 은행업의 경우 소폭 둔화에 그치겠으나 비은행업은 더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업의 대출성장률은 2021년 8.2%에서 올해 5.3%로, 내년 4.3%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둔화되고, 투자수요 감소로 신용대출이 감소하면서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대출은 소호대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시설자금 수요 증가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개선은 지속되겠지만,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은 내년에도 증시침체가 지속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이 계속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IB부문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채무보증이 급증한 부동산PF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제언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수수료 창출을 위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은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 수요 위축으로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명보험은 금리상승기 채권매매수익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투자손익이 정체되고, 손해보험도 사회적 이동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업은 경기둔화로 성장성이 정체되는 가운데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로 카드결제와 리스·할부 성장이 정체되고, 여전채 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부동산PF 규모가 커진 캐피탈사의 건전성과 여전채 시장의 수급 악화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도 우려되므로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올해 6월 기준 캐피탈사의 부동산금융 규모는 총 26조9000억원으로 기업대출 내 비중은 약 32%를 차지한다. 금리인상 가속화,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매가격 둔화,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 금융 산업은 경기둔화로 성장성이 정체되고 조달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