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성철환

cwsung@ekn.kr

성철환기자 기사모음




[EE칼럼] 탄소중립과 건물 에너지 혁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24 10:34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2022102401000783800035001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코스모스는 피었다. 사람은 변덕스럽지만 자연은 항상 변치 않아서 좋다.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하는데 인간의 오만이 항상 문제다.

인간의 거주지는 도시에 몰려 있다.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이미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2050년경에는 68%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빠른 도시 집중화와 온도 증가의 추세로 인해서 2050년에는 평균 여름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도시에서 사는 인구가 현재 보다 8배 증가한 약 16억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한국은 그보다 더 많이 거주할 것이다.

그런데 ‘세계 건축 및 건설연맹(Global ABC)’은 2019년 현재 건설업계 전체 벨류체인과 건물 운영 등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의 25%, 이산화탄소의 47%를 배출을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는 흔히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발전·산업 부문으로 아는데, 에너지 자체의 사용은 사실이지만 직간접적인 전력사용을 보면 도시의 건물 부문도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음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도시는 모든 여건이 변화하게 될 것이다. ‘딜로이트 도시센터’가 제시한 2021년 미래 도시의 10대 조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 번째가 탄소 중립에 대응한 공용 공간을 최대한 녹색 공간 계획으로 조성하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스마트 헬스 지역 사회의 구축, 세 번째는 15분, 20분 도시이론이다. 이것은 도심에서 도보나 자전거로 어디든지 15분 이내에 다닐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는 도시를 설계화자는 것이다.

네 번째는 자동차 수송의 혁신이다. 2030년에는 전기차 비중이 32%, 2040년에는 60% 가 자율 주행차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디지털 혁신과 연계한 생태계 도시가 나오게 되고, 여섯 번째는 도시 순환 경제가 정착하여 공유와 재사용, 복원을 원칙으로 하는 자원 순환도시가 나타날 것이다.

일곱 번째는 스마트한 지속가능 건물과 인프라를 구축 하여 2050년까지 2019년 대비 90%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이 핵심을 이룰 것으로 본다. 이외에 적극 시민 참여와 함께 인공지능(AI)이 도시를 운영하는 형태가 되어 생체인식·안면 인식·비디오 감시(CCTV) 등은 흔하게 보는 된다. 물론 이것과 연계한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인식도 증대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만 뒤쳐져 있지만 이미 세계의 도시들은 탈 석탄화, 제로 탄소화, 그리고 수송의 전기화에 매진하고 있다, 708개 도시가 온실가스 감축 제로를 주장하는 ‘레이스 투 제로(Race to Zero)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2018년 현재 42개 도시는 100% 신재생에너지로 운영 되고 있다. 아디스 아바바, 브라질리아, 바젤이 대표적이다. 59개 도시는 에너지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스톡홀름, 쥬리히, 몬트리얼, 시애틀 등이 대표적이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시내의 온도, 공기 질, 그리고 이동성 데이터를 포착하는 2만 이상의 활성 센터 데이터 기관을 구축하고 있는데 공공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센틸로(Sentilo)에서 분석과 시각화를 담당하고 있다.

대만의 타이베이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통합, 실시간 센서 등을 통하여 친환경적인 건물과 개선된 교통망, 청정에너지 운영에 접목하여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해소함으로서 탄소배출량을 2만 5000톤 감축하였으며 시 예산을 약 950만 달러 절약하였다.

캐나다의 밴쿠버는 ‘스마트시티 이니셔티브’를 계획하여 90% 이상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실시간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초 연결성과 지속가능성, 시민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755개의 공공 공간에서 접속 가능한 와이파이, 유선 자전거 공유, 전기 자동차 플러그인 장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녹색 건물, 재생 에너지, 지속가능한 대중교통에 대한 의무 사항으로 까지 발전하고 있다.

국토부도 2030년까지 건물에너지 소비를 18.1%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건물의 단열성능 기준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제와 녹색건축물 인증 등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확대하고 전체 건물의 약 98%를 차지하는 기존 건물을 그린 리모델링하거나 건물 에너지성능 개선을 위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러나 더 빨리, 더 광범위하게, 더 많이 감축해야 한다. 수도권에만 전 인구의 반 정도가 사는 한국에서 건물은 가장 먼저 에너지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외국에서 시도하고 있는 모든 것을 적용해야 한다. 친환경 건물, 개선된 교통망, 청정에너지, 지능형 통신망, 디지털과 공존하는 생태계도시, 과감한 에너지 효율 제품 그리고 지속적인 절약 운동이 필수적이다. 건물을 뜻하는 영어 단어 ‘빌딩(Building)’의 의미는 흔히 ‘건설하다’로만 알고 있지만 다른 뜻도 있다. ‘창조(개발)하다’라는 뜻이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 건물에서.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