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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섰다. 오는 11월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내 대출금리가 8%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 보증, 신규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는 지난 22일 기준 연 4.540∼7.057%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연 4.260∼6.565%)과 비교하면 20일 사이 하단이 0.280%포인트, 상단이 0.492%포인트 오른 것이다. 작년 말(3.390∼4.799%) 대비로는 상·하단이 각각 2.258%포인트, 1.150%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도 현재 연 5.09∼7.308%다. 9월 말(연 4.510∼6.813%)보다 상·하단이 각각 0.495%포인트, 0.58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 금리가 이달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0.44%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 역시 연 5.210∼7.621%로, 20일 새 상·하단이 0.480%포인트씩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민평평균) 금리가 같은 기간 4.851%에서 5.467%로 0.616%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더불어 최근 자금시장 불안까지 겹치며 국내 채권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여기에 한은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영향을 반영한 10월 코픽스가 내달 발표되면,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 상품 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맞서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금통위 직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환율 등을 보고 11월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올려 최종적으로 3.50∼3.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금리는 10월·11월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연말께 8%를 넘어설 전망이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약 14년 만에 일어나는 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세보증금이 급격히 오른 상태에서 전세대출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 세입자들의 고통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형이라 금리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에 달했다.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 절반 이상이 20∼30대인 점을 고려하면, 청년층의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아지면 세입자는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게 유리하지만, 금리가 지금처럼 최고 7%까지 높을 경우 월세 부담이 크더라도 집주인과의 합의를 통해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게 나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다른 집으로 옮기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