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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가 21일 공개한 지난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일 카카오 및 카카오계열사와의 통화내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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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가 21일 공개한 지난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일 카카오 및 카카오계열사와의 통화내역.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 ‘먹통’ 사태를 불러일으킨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초기 대응을 둘러싸고 SK C&C와 카카오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SK C&C 측은 화재 발생 직후부터 카카오 등 고객사에 화재 사실을 알리는 등 ‘협의’를 통해 사태를 수습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카카오 측은 화재 사실도 직접 확인했고 전원 차단도 ‘통보’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일 SK C&C가 지난 15일 판교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당일 카카오와 통화한 내역을 공개했다. 화재 발생 직후 사실 고지부터 데이터센터 전원 차단 결정까지 양측의 엇갈린 주장이 계속되자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다.
SK C&C 측 설명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5일 오후 3시19분 화재 발생 후 4분 만인 오후 3시23분에 판교 데이터센터 현장에 있는 카카오를 포함한 고객사 직원들에게 화재를 알리며 대피시켰다. 오후 3시35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가, 오후 3시37분 카카오 관계자가 전화로 서버 장애 발생 원인을 물었고, SK C&C 측은 화재 경보 사실을 알리며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와는 오후 3시41분 통화했다.
SK C&C는 소방 관계자로부터 물을 사용한 소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들은 후 통화한 내역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카카오와 오후 4시40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오후 4시42분, 카카오페이와 오후 4시43분에 통화했다.
SK C&C 측은 "고객사에게 물 사용에 따른 전원 차단에 대해 알리고 협의한 것이 맞다"라며 "주요 통화내용은 전화 앱 자동녹음 기능에 따라 파일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SK C&C 측 주장과 달리, 카카오는 ‘직접’ 화재 사실을 확인했고, 데이터센터 전원 차단을 ‘통보’ 받았다고 주장한다. 다만 화재 발생과 동시에 카카오의 서버가 사용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화재 진압을 위한 물 사용 역시 소방서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전원 차단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SK C&C가) 통보를 했냐 안했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화재가 난 시점에 저희 전산실에 공급되는 전력이 끊기며 서버의 상당수가 차단이 됐다. 불이 확산됨을 막기 위해 물을 뿌렸다는 결정을 소방서에서 했다는데 통제권이 소방서에 있기 때문에 그 결정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화재가 발생해서 나온 부수적인 사실이라 진위 문제에 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사건과 관련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소재 SK C&C 데이터센터 판교캠퍼스 사무실 등 2개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향후 화재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hsjung@ekn.kr